통방 ‘점진적→적절히’로 변경, 이 총재 “한번 건너뛰는 도식화 해석 시정 필요”
“기준금리 조정 임기와 결부시킬 필요 없다”..채권시장 충격 국고3년물 12.6bp 폭등
한국은행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11월 금리인상 예고편으로 끝났다. 통화정책방향(통방)과 이주열 한은 총재 기자회견도 상당히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시장관심은 오히려 내년 1분기(1~2월)로 쏠리는 모습이다. 내년 3월초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는데다, 3월말 이 총재가 퇴임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금리인상이 어려운 시기라는게 그간의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12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로 동결했다. 다만, 임지원·서영경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내 추가 인상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총재도 기자회견에서 “다음 회의에서 대내외 여건 변화가 경제·금융 전반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금융불균형 상황 등을 지켜본 후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그에 따른 정책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계부채와 부동산값 상승 등 금융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총재는 “금융불균형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상당폭 누적돼 왔다. 지난번 한 차례 금리 인상만으로 정책효과가 곧바로 가시적으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추가 인상에 나서더라도 여전히 긴축은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 총재는 “8월 기준금리 인상을 긴축 기조로의 전환으로 볼 것이 아니라 완화 정도를 소폭 조정한 것”이라며 “현재 실질기준금리는 큰 폭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고, 중립금리보다도 상당폭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통방에서는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에서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으로 변경했다. 통방에 사상 처음 삽입된 ‘적절히’라는 표현을 두고 이 총재는 “점진적이라는 의미를 일부에서 도식화해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즉 ‘연속이 아니다’라는 것으로 해석한다”며 “그런 의미는 시정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점진적’으로 표현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올 11월은 물론 내년 1~2월 중 추가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올 1분기중 금리인상으로 전망을 변경한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라고 해서 why not(왜 안돼)이라는 분위기였다. 이 총재 발언의 전제가 상기했듯 현재 기조만 유지되더라도 금리정상화 대응에 나서야할 환경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매파적 금통위에 채권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국고채 3년물의 경우 장내시장에서 12.6bp 폭등한 1.818%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