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지수 어떻게 바뀌나
자산가격은 반영 어려울 듯
올해 12월 예정된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에서 기준연도 변경과 함께 조사품목·가중치가 대폭 조정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13일 “5년마다 기준연도를 개편하고, 2~3년마다 조사품목·가중치를 개편한다”며 “이번에는 소비지출 패턴 변화를 반영해 가중치를 재조정하고, 인구이동과 상권변화를 고려해 조사대상 도시를 확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소비 트렌드 문제인데, 온라인·비대면 소비가 늘어 개별품목의 온라인 거래가격 조사품목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은 크게 세 방향이다. 먼저 기준연도를 변경한다. 최근 기준연도 변경은 2016년 12월(2015년 기준), 조사품목·가중치 개편은 2016년 12월(2015년) 이뤄졌다.
이를 통해 조사품목에 체리, 마스크, 유산균, 식기세척기, 쌀국수 등 소비지출 비중이 큰 14개 항목을 추가한다. 연탄, 사진기, 프린터, 넥타이, 정장제, 학교급식비 등 소비지출 항목이 작은 13개 품목은 삭제한다. 학교급식비의 경우, 무상급식 확대를 고려해 빼기로 했다. 더불어 피아노와 현악기를 악기로 통합하는 등 기존 11개 품목을 5개로 축소하고, 즉석식품을 즉석식품과 편의점 도시락으로 나누는 등 기존 3개 품목을 6개 품목으로 세분화한다.
가중치 재산정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라 변화한 소비 형태 변화를 반영한다.
대표적으로 오프라인·대면거래에서 온라인·비대면거래로의 변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소비는 배달음식 위주로, 의류·신발 등 소비는 온라인·해외직접구매 위주로 변화하는 추세다. 캠핑 문화가 확산하고, 플렉스(flex·과시소비)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여행·숙박 소비가 고급화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가구 구성이 변화하면서 전반적인 소비품목 구성비도 최근 수년간 급속도로 변화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특정 품목의 소비지출 비중 변화가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지수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기존 38개인 조사 지역에 화성시, 양산시를 추가하고, 세종시의 공표주기를 연간에서 월간으로 단축한다. 소비지출의 지역 대표성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이 밖에 온라인 거래가격 조사품목 확대로 품목 대표성을 향상하고, 농산물 보관기술 발달에 따른 유통기간 확대를 고려해 사과, 배 등 일부 계절품목을 연중 조사품목으로 변경한다.
다만, 소비자물가지수가 개편돼도 체감물가와 괴리 문제가 완전해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집값 등 자산가격은 조사품목에서 제외되고, 전·월세 변동은 산정방식의 한계로 시장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자가주거비지수의 총지수 산입 필요성을 언급하긴 했지만, 자가주거비지수가 총지수를 왜곡할 가능성이 커 현실성은 떨어진다. 가중치 조정 이후 소비 형태가 고정되는 것이 아니고, 체감물가도 가구 구성과 형태, 지역,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