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코인의 리딩방으로 몰리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수익에 대한 기대감에 신뢰도 없는 리딩방의 정보만 듣고 ‘묻지마 투자’하는 사례가 늘자, 허위로 상장하는 등의 사기 사례도 다수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A씨는 리딩방 가입 초반엔 쏠쏠한 수익을 봤다. 이후 차츰 손해가 발생하자, 팀장은 마이너스를 메꿔주겠다며 일대일 대화를 걸어왔다. 단체카톡방에서는 자동 매매를 쓰고 있지만, 수동 매매를 통해 특별히 따로 관리해주겠다는 것이었다. 단체카톡방에 있는 이들에겐 비밀이라 입단속을 시키기도 했다. 팀장은 일대일 대화를 통해 원금 회복이 가능하다며 추가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에 대해 캐물었고, “금액이 올라갈수록 수익성 안정성에 훨씬 효과적”이라 꼬드기기도 했다. 카톡 프로필 사진에 얹어놓은, AI 트레이딩의 유효성을 인정받았다는 기사가 믿음을 줬다. 이 또한 다른 기사를 베껴 만든 조작이었다.
먹잇감이 확보되면 전체 회원을 상대로 한 단체 오픈카톡방은 폭파됐다. 투자자를 상대로 코인 리딩방을 운영하며 기망한 일당은 사이트를 바꿔가며 다른 피해자들을 계속해서 양산하고 있는 중이다.
해당 일당들은 최소 3개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기재된 상호명과 본사 주소, 대표, 사업자등록번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가 모두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된 사이트만 3개다. 이중 한 사이트는 오픈카톡방과 같이 폭파됐다.
실제 이투데이가 사이트에 명시된 본사 주소를 찾아간 결과, 이들 일당과 관계없는 대기업 사옥이 나타났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해당 일당으로 지목된 이들 중 내부 직원과 겹치는 이는 없다”라며 “전혀 관계없는 일인데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에 대해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B씨는 “수사 과정에서 해당 사이트가 해외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모집계좌 또한 대여계좌로 확인된다는 설명을 들었다”라며 “수사 과정이 길어지는 동안 사이트를 옮겨가며 피해자가 더 생길텐데, 나도 나지만 이걸 어떻게 막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 C씨 또한 “다른 사이트에서 유사한 수법으로 당했다”라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3주 지나도록 연락 한통이 없는데 내 돈을 이미 엿바꿔먹지 않았겠냐”라고 분통을 토했다. 현재 피해자들은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사기신고를 접수한 상태다. 해당 사건을 맡고 있는 경찰 측 또한 해당법인의 피해자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 수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