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통합기획'에 강남까지 합류…오세훈표 민간재개발 빛 보나

입력 2021-10-19 05:00수정 2021-11-0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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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일원동·송파 마천2구역 공모 예정
공공 주도 재개발보다 주민 호응 높아
민간개발 규제 완화 목소리 커져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매번 정치인들의 선심 공약에 기대만 걸다가 이렇게 또 당하는 건 아니겠죠? 이젠 강남도 재개발 좀 시켜주면 좋겠습니다."(서울 강남구 일원동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추진위원회' 관계자)

오세훈표 민간 재개발인 '신속통합기획'(옛 공공기획)에 서울 강남지역까지 합류하면서 사업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주택 공급을 위해 추진하던 공공 주도 개발사업보다 더 높은 주민 호응을 받으면서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청마을, 도심 복합사업 후보지 탈락 딛고 신속통합기획 추진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일원동 대청마을 일대에선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위한 공모 동의서 징구가 한창이다.

강남구 대청마을은 정부의 2·4 공급 대책을 통해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 복합사업)의 강남권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탈락한 바 있다. 당시 대청마을은 도심 복합사업 예정지구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 10%를 넘겼고, 강남구청은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해당 구역을 추천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부가 강남권에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면 집값이 오를 것을 우려해 타락시킨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정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도심 복합사업 후보지(56곳)와 공공재건축·재개발 사업 후보지(29곳)를 발표했지만 강남권은 전무했다. 시장에선 공공 주도 정비사업이 '반쪽짜리' 사업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반면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강남권 재개발 주민들의 기대감은 크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전부터 강남구 일원동 대청마을 종상향 및 재개발 추진에 대한 공약을 내건 데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대한 의지도 강해서다.

방창덕 대청마을 대청1구역(일원동 673~686) 민간재개발추진위원장은 "신속통합기획을 위한 주민 동의율이 현재 40%를 넘겨 51%를 목표로 추가 동의서를 걷고 있다"며 "주민들의 사업 참여 의지가 워낙 강해 재개발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훈표 민간 재개발인 '신속통합기획'(옛 공공기획)에 서울 강남지역까지 합류하면서 사업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려는 서울 관악구 신림1재정비촉진구역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관건은 주택 노후도 확보 여부다. 그동안 공공이나 민간 재개발을 기다리다 지친 탓에 대청마을 곳곳에선 신축 빌라가 들어섰다.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위해서는 노후도 동수·연면적 67%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신축 빌라가 많이 생겨나면서 노후도가 많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대청마을 일대는 구역을 나눠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방 위원장은 "규제 완화로 인해 강남도 재개발이 가능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며 "서울시에서도 강남권이 차별없이 개발되도록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천2구역 주민 동의 30% 돌파
강남권 신속통합기획 공모 잇따를 듯

강남권에서 신속통합기획에 눈독을 들이는 곳은 대청마을 뿐만이 아니다. 송파구 마천2구역도 주민 동의 30% 이상을 받아 신속통합기획을 추진 중이다. 거여·마천뉴타운 내에 있는 마천2구역은 2005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4년 결국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됐다. 이후 2018년부터 다시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마천2구역은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다시금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남권에서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는 재개발 사업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다. 주민 참여를 이끌어낼 매력이 적지 않아서다. 신속통합기획의 가장 큰 장점은 시에서 사업 절차 등을 지원하면서 사업 진행 기간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통상 5년 정도 소요되는 정비구역 지정 절차 기간이 2년으로 대폭 단축된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용적률 상향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그만큼 재개발 사업 속도를 높이고 사업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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