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 의혹' 수사 돌파구 되나…남욱, 이틀째 고강도 조사

입력 2021-10-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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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한 후 검찰에 체포돼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화천대유자산운용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수사가 주춤하자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틀째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로 체포한 남 변호사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조사하면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천화동인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의혹 핵심 4인방에 대한 조사를 모두 진행했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이 엇갈린 부분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김 씨와 공모해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 제공을 약속하고, 대장동 민간사업자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가 있다고 본다.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한 차례 기각된 바 있어 남 씨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향후 수사 판도를 쥐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날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형사소송법은 피의자를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고, 기간 내에 청구하지 않으면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수사팀은 전날 오전 5시15분께 남 변호사를 체포해 48시간 뒤인 20일 오전 5시 전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남 변호사가 수사에 적극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남 변호사는 의혹 초기 미국으로 건너가 유 전 본부장과 김 씨 등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검찰에서 적극적으로 진술해 자신의 책임을 덜 것이라는 시각이다. 남 변호사는 조사 과정에서 로비 대상자인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모 씨 등이 화천대유로부터 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모두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남 변호사는 실제로 돈이 전달된 것은 2명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자산운용으로부터 받은 퇴직금 50억 원의 대가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달 15일 성남시청 압수수색 당시 문화재청 발국제도과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검찰은 문화재 발굴 관련 인허가 자료들과 직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확보했고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굴제도과는 문화재 발굴 관련 인허가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다. 곽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문화재청 소관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위원이었다.

검찰은 곽 의원이 대장동 개발사업에 필요한 관련 편의를 봐주고 대가로 아들이 수십억 원대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이달 7일 문화재청 직원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바 있다.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 언급된 '그분'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도 검찰 조사 대상이다. 다만 남 변호사는 언론사 인터뷰에서 "이 사건이 이재명 지사하고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성남시청 정보통신과에 수사관들을 보내 직원들의 이메일 내역을 추가 확보했다. 이달 15일, 전날에 이어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성남시가 산하 기관인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이뤄진 주요 업무를 보고받거나 인지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증거를 찾고 있다. 다만 이번 압수수색에도 시장실과 비서실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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