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정식 데뷔하면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덩달아 국내 가상화폐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 미국 첫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셰어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가 19일(현지시간) 상장했다. 티커명 BITO로, 상장 첫날 4.5% 상승한 41.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비트코인 ETF는 유럽, 캐나다에서 상장한 적이 있지만, 미국 금융시장 제도권에서는 최초 사례다. 이번 ETF를 선보인 프로셰어에 이어 발키리, 인베스코, 반에크 등에서도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셰어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는 비트코인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게 아니라 미래의 특정 날짜에 미리 약정된 가격으로 비트코인을 사거나 팔 수 있는 선물 계약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날 거래액은 9억8000만 달러(약 1조1549억 원)로 증시 데뷔 첫날 역대 ETF 거래액 2위에 올랐다. 가상화폐의 제도권 자산 편입 기대감에 이어 그간 가상화폐 직접 투자를 망설였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내 투자자 중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 개미들’도 해당 상품 투자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국내 가상화폐 거래 시 실명 확인 등 복잡한 절차를 제정한 데다 코인 거래소 폐쇄 조치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이에 해외 증시에 상장된 미국 비트코인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 A사에서 전날 거래된 ‘프로셰어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의 거래금액은 35억 원(300만 달러·3천300건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인 B사에서도 15억 원가량이 거래됐다.
미국 비트코인 ETF에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선 비트코인 관련주도 덩달아 강세를 보였다. 다날(19.58%), 비덴트(8.57%) 등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비트코인이 변동성이 큰 상품인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체자산 투자로 암호화폐에 대한 포지셔닝을 구축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할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 증시 내 비트코인 ETF 상장 이슈를 선반영한 만큼 차익 실현 욕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글로벌 전력난이 부각되면서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강화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전력 소모가 큰 비트코인에 대한 추가 규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