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계 첫 1조 달러 시총
머스크 재산, 엑손모빌 시총 웃돌아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주가 급등 속에서 ‘천슬라(1000달러+테슬라)’와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71조 원)’ 돌파라는 이정표를 동시에 달성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7% 폭등한 1024.8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4.9% 뛴 1045.02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상장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22일 기록한 신고점(910달러)을 하루 만에 다시 쓴 것이다.
주가 급등 속에 테슬라 시총도 종가 기준 1조 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일명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테슬라가 지난 2010년 6월 주식 상장한 이후 11년 만이다. 미국 기업 중에서 시총이 1조 달러 이상인 기업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이다. 앞서 페이스북도 지난 6월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으나 이후 부진해 현재 약 9200억 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WSJ는 테슬라의 시장가치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의 시장 가치가 1000억 달러에서 1조 달러로 뛰는 데에는 2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세계적인 전기차로의 전환 가속화에 따라 주가가 급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주가 급등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미국 렌터카 회사 허츠가 2022년 말까지 테슬라 전기차 10만 대를 사들이겠다고 밝힌 것이었다. 허츠는 내년 말까지 테슬라 보급형 세단 ‘모델3’ 10만 대를 구입, 미국과 유럽의 영업 거점을 중심으로 이를 배치할 계획이다. 정확한 구매 비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42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인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렌터카 업계에서 채택이 진행됨에 따라 전기차 보급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대부분 자동차 회사의 경우에는 렌터카 회사로의 판매가 특별히 큰 뉴스가 되지 않는다. 잘 팔리지 않는 모델을 할인해 파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이번 테슬라와 허츠의 결정은 전기차가 더는 틈새상품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 대량 판매 시장에서 우위에 설 것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테슬라가 지난주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발표한 것과 유럽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모건스탠리의 목표 주가 상향조정 등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앞서 월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전날 “테슬라의 모델3 전기 세단이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전체 신차 판매 1위에 오른 최초의 완성형 전기차가 됐다”며 “테슬라 목표 주가를 900달러에서 1200달러로 높인다”고 밝혔다.
한편 고공행진 하는 테슬라 주가에 힘입어 머스크 CEO의 재산도 한층 더 불어났다. 그의 재산이 미국 최대 정유업체 엑손모빌의 시가총액을 넘어섰을 정도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하루 만에 362억 달러 늘어난 총 2886억 달러로 엑손모빌 시총 2724억 달러를 제쳤다. 한때 엑손모빌은 세계 시총 1위 기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