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싱어 인텔 CEO 무례한 사람” 성토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창업자가 미국과 인텔을 작심 비판했다고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장중머우(모리스 창) 전 TSMC 회장은 전날 저녁 타이베이에서 열린 한 과학기술 포럼에서 “미국이 과거의 반도체 강국으로 돌아가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반도체 제조 시장 점유율이 과거 42%에 달했지만 현재 17%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반도체 자국 생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생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미국이 반도체에 1000억 달러(약 120조 원)를 넘게 투입해도 미국 내 공급망을 완전히 정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미국 당국과 인텔이 최근 TSMC에 취하는 태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520억 달러의 보조금을 활용해 해외기업 유치와 자국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세금은 미국 기업에 사용해야 한다”면서 TSMC 지원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TSMC가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것이란 전제하에 애리조나주에 신규 공장 착공에 들어간 상태인데 인텔이 태클을 건 것이다.
미국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도 TSMC로서는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아직 보조금 지급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고 있는 데다 보조금 지급을 명분으로 TSMC에 세밀한 기업 정보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보조금 자체 심의가 진행되지도 않고 있다.
장 전 회장은 겔싱어 CEO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나는 겔싱어를 포함해 인텔의 역대 CEO들을 다 알고 있지만, 그는 예의를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미국이 반도체를 조달하는 데 있어서 대만이나 한국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미 당국에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정부로부터 520억 달러 보조금을 받아 공장을 건설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겔싱어는 5년 전에도 무례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도 TSMC에 실례를 범하고 있다. 오늘 이 강연은 그 답례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전 회장은 2018년 TSMC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지만, 업계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