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 위축에 서울 아파트 호가 '뚝뚝'

입력 2021-10-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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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도세〉매수세’ 현상 짙어져
"호가 하락 조정 현상 한 동안 이어질 듯"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전경 (이동욱 기자 toto@)

최근 계속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아파트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집값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주변 시세보다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를 낮춘 매물도 늘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 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86.1을 기록했다. 지난달 넷째 주(9월 27일) 102.0를 기록한 이후 이달 들어 △첫째 주(4일) 96.9 △둘째 주(11일) 94.5 △셋째 주(18일) 86.1 등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갈수록 서울에서 집을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보다 더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0~200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미만일수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이 쉽게 팔리지 않자 매매 매물도 점점 쌓이고 있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4만3575건이다. 한 달 전(3만8608건)보다 무려 12.86% 늘었다.

최근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매도세가 매수세보다 더 커지자 집값 버티기를 포기한 몇몇 집주인들은 가격을 낮춰 집을 내놓고 있다.

강서구 가양동 가양2단지 성지아파트 전용면적 39㎡형은 호가가 21일 기준 8억9000만 원이다. 최초 등록가 9억1000만 원보다 2000만 원 낮췄지만 현재까지 팔리지 않고 있다. 최초 등록가가 10억 원이었던 도봉구 창동 삼성래미안 아파트 전용 73㎡형 매물 호가는 27일 기준 9억7000만 원이다. 매물이 쉽게 팔리지 않자 19일에 1000만 원, 27일에 2000만 원 등 두 차례에 걸쳐 총 3000만 원을 낮췄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매수심리가 꺾인 상황 속에서 이러한 호가 하락 조정 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양동 S공인 관계자는 “집을 팔려는 사람은 많은데 사려는 사람은 없어 최근 거래가 많이 줄었다”며 “매물을 빨리 처분해야 하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적게는 2000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까지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창동 T공인 관계자는 “보통은 매물을 내놓으면 적어도 두 달 안에는 다 팔렸지만 지금은 석 달이 넘도록 팔리지 않는 집도 있다”며 “호가를 낮추는 집주인들이 갈수록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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