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1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이전의 모든 정책을 손바닥 뒤집 듯 바꿔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의회 제303회 정례회 개회사를 통해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며 "정책 변화는 대범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이 맞지만 전체적인 안정성과 연속성은 유지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시의회에 총 44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다. 바로세우기 관련 시민단체 위탁 사업 예산을 832억 원 삭감하고, TBS 출연금 지원 예산도 123억 원 줄였다.
김 의장은 "새로운 지도자의 말 한 마디면 기존 정책을 무조건 뒤집을 수 있다는 발상은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직접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 모두의 노력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일에는 공과(功過)가 함께 있기 마련"이라며 "정책을 손바닥 뒤집기처럼 쉽게 여긴다면, 공(功)은 대를 이어 전해질 기회를 얻지 못하고 과(過)는 반성하고 고쳐질 기회를 얻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오 시장이 지난 9월 시정질문 도중 퇴정한 일과 서울주택공사(SH) 사장 선임 과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지난 임시회 시정질의 중 벌어진 사고나 3차에 걸친 서울주택공사(SH) 사장 공모 과정은 그야 말로 한 편의 희극에 가까웠다"며 "의회를 배제한 독단적 언행이나 의회민주주의 자체를 경시하는 모습은 앞으로 꼭 자제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시의회는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2일부터 15일까지 14일간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16일부터 18일까지 오 시장에 대한 시정질문을, 19일부터 12월15일까지는 예산안 등 안건에 대해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의가 이어진다.
12월 16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에 대해 의결하고 마지막 날인 12월22일 각종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