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손준성 검사 첫 소환

입력 2021-11-0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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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돼 공수처에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핵심 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처음으로 소환했다.

공수처는 2일 오전 10시 손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손 검사는 이날 취재진을 피해 공수처 관용차를 타고 출석했다. 그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청사 내 차폐 시설을 거쳐 조사실로 향했다.

손 검사는 지난해 4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하면서 다른 검사에게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 작성 등을 지시하고 고발장을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지난 9월 손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한 지 2달여 만에 소환했다.

이날 조사를 통해 공수처가 손 검사로부터 유의미한 진술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초 공수처는 입건 직후 손 검사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뒤 지난달 초부터 손 검사와 출석 일정을 조율해왔다. 그러나 변호사 선임 등이 늦어지면서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공수처는 지난달 22일 예정된 조사 요구에도 손 검사가 응하지 않으리라고 보고 20일 체포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되자 23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수처의 이례적인 처사에 피의자 인권을 저버렸다는 논란이 일었다.

법원이 지난달 26일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공수처를 향한 비판은 거세졌다. 당시 법원은 “피의자에 대한 출석요구 상황 등 이 사건 수사 진행경과 및 피의자에게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의혹 관련 고발장 작성자를 ‘성명불상’으로 기재하는 등 사건 관련자를 명확하게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영장 기각 이후 공수처가 손 검사를 압박할 단서 등을 포착했을지가 수사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핵심 단서로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제보자 조성은 씨의 녹취록이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점도 변수다.

일각에서는 이미 드러난 자료 등에 대해서는 손 검사 측이 방어 논리를 철저하게 세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손 검사 측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상태다.

공수처는 손 검사에 이어 고발장 전달 창구로 지목된 김 의원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 의원의 출석은 3일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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