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차의 '어른 로맨스'…안방극장 연상연하 쏟아지는 이유

입력 2021-11-0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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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올 하반기 안방극장 키워드는 ‘톱 여배우들의 귀환’과 ‘연상연하 로맨스’다.

전도연, 고현정, 임수정, 송혜교 등 4050 여배우들이 대거 안방극장으로 컴백과 동시에 이들의 상대역으로 낙점된 2030세대 남자 연기자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류준열, 김재영, 이도현, 장기용 등이 베테랑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 이들은 실제로 적게는 11살부터 17살까지 나이 차이가 난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보다 나이와 경력이 많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JTBC ‘인간실격’에서는 전도연과 류준열의 파격 로맨스가 화제였다. 실제 두 사람의 나이 차는 13살이다. 주로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는 전도연과 류준열, 허진호 감독이 드라마로 손잡아 기대를 모으며 시작한 이 작품은 정통 멜로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인간실격’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와 결국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은 자기 자신이 두려워진 남자의 위로와 연대를 그렸다. 전도연은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대필 작가로 살아가는 여자 부정을, 류준열은 역할대행서비스 운영자 강재를 연기했다. 실제로 14살 차이인 두 배우가 극 중에서도 13살 차이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출처=‘너를 닮은 사람’ 방송화면)

전도연의 바통을 이어받아 고현정은 JTBC ‘너를 닮은 사람’에서 배우 김재영과 17살 연상연하 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고현정은 욕망에 충실한 에세이 작가 정희주를 연기하며 과거의 남자 서우재(김재영 분)에게 다시 빠져들며 격정적 멜로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고현정은 과거 조인성, 천정명 등 연하남과 남다른 케미를 자랑해온 바.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고현정의 멜로 감성은 한층 더 깊어졌다는 평가다.

임수정은 10일 첫 방송되는 tvN 수목드라마 ‘멜랑꼴리아’를 통해 대세 배우로 떠오른 이도현과 사제지간 로맨스를 펼친다. 무려 16세 연하다. 2017년 tvN ‘시카고 타자기’의 유아인, 2019년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장기용에 이어 세 번째 연상연하 커플 상대를 맞는 임수정은 “나이 차를 뛰어넘는 완벽한 케미를 보여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드라마는 수학을 공통분모로 가까워진 교사 임수정과 제자 이도현이 세상의 편견과 주변의 만류를 뚫고 사랑을 이뤄가는 이야기다. 임수정은 “외형적인 합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기운을 맞춰가는 노력을 해야 예쁜 사랑 이야기가 그려진다고 믿어서 상대와 대화를 나눴다”라며 “도현이는 특히 깊은 감성이 묻어나는 눈빛을 가지고 있어 어렵지 않게 서로에게 스며들 수 있었다”라고 연상연하 로맨스의 비결을 밝혔다.

(사진제공=tvN)

송혜교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장기용이 송혜교의 상대역으로 나선다. 1981년생인 송혜교와 1992년생인 장기용의 실제 나이 차이는 11살이다. 그러나 상대역으로 서로 극중 반말을 주고받는다. 패션회사 디자인팀장 송혜교와 패션 포토그래퍼 장기용은 톡톡 튀는 사랑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이같이 구력 있는 여배우와 대세 남배우를 내세운 작품들이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변함없는 연기력과 자기 관리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톱 여배우들의 롱런이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또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서 급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작품에도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제공=SBS)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 주시청층이 여성이고, 이들의 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에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이 4050세대가 많아지고 있다”며 “여성들이 사회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비혼, 돌싱 등 바뀐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가 드라마에 많이 반영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상대적으로 2030세대의 남자배우들이 활약하는 반면, 같은 세대의 경쟁력 있는 여자배우들의 발굴은 저조하다”며 “신인 여배우들이 공중파가 아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만 연상연하 로맨스가 일정한 패턴으로 흘러가기 쉬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자칫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시청자가 원하는 바가 아닌, 스타 캐스팅에 의존하다 보니 특정 배우에 기울어지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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