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관련 종목은 순매수
증권가 “K-배터리, 여전히 성장 여력 충분”
외국인 투자자의 ‘2차전지 사랑’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올해 들어 30조 원 넘게 한국 주식을 내다 팔면서 2차전지 관련 종목은 ‘쇼핑 바구니’에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과열, 고점 논란에도 여전히 추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의 ‘2021년 10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10월 한국 주식 30조969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미 지난해 순매도 규모 24조2674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남은 두 달간 6조 원의 ‘팔자’ 행렬이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던 2008년(36조2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외국인은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면서도 2차전지 및 소재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남겼다. 오히려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비엠 등 2차 전지 관련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 통계를 보면 최근 한 달간 외국인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은 상위 종목 15개 중 7개가 2차 전지 관련 종목이었다.
종목별로 보면 2위 삼성SDI(4571억 원), 4위 LG화학(3876억 원), 9위 에코프로(1140억 원), 10위 SK이노베이션(1053억 원), 11위 에코프로비엠(1048억 원), 13위 SKC(983억 원), 15위 천보(836억 원) 등이 외국인의 순매수가 두드러졌다.
얼어붙은 투자 심리와 주가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업들의 주식을 쓸어 담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삼성SDI는 단연 돋보이는 종목이다. 주가는 최근 6개월간 14.7% 상승했는데,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5231억 원에 달했다. 순매수 종목 1위였다. 에코프로비엠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시가총액 12조2376억원으로 코스닥시장 대장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자리를 넘보고 있다.
증권가에선 전기자동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고 2차 전지 기업의 실적 개선, 성정성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봤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전 세계 배터리 수요는 올해보다 69.2% 증가한 537GWh(기가와트시) 규모가 될 것”이라며 “K-배터리 업체는 의미 있는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은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모두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2~3년 전부터 외형 성장 확인에 따른 1차 주가 상승을 경험했고, 수익이 확인된다면 2차 랠리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3734억 원, 매출액 3조4397억 원을 거뒀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배터리 사업은 영업이익 2018억 원을 기록해 2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부문은 내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익성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며 “업계 1위 수주 잔고, 배터리 및 분리막 가치가 과도한 저평가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