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년 여름 금리인상 전망 힘받아
중국 공장 물가 상승, 글로벌 인플레 압력 가중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하면서, 1990년 12월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4.6%로, 1991년 8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최근 인플레이션이 ‘일회성 물가상승’이라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장이 힘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여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연준 내부에서조차도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현재 수치는 2%라는 우리의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바람직한 오버슈트(단기 물가 급등)를 훨씬 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내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정책이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경기회복을 위해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목표를 넘는 것을 받아들이지만, 현재 상황은 연준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8일 “보다 광범위하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징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연준 위원 대부분은 첫 금리 인상이 2023년에 일어날 것으로 대부분 관측했지만, 최근 이런 전망은 급격히 바뀌고 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에 필요한 필요조건이 충족될 것이라 예상했으며,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내년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여기에 이번 CPI 결과는 연준 의원들의 최근 견해를 한층 강화시키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인플레이션도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1월만 하더라도 1.0%에 그쳤던 수치가 13.5%로 크게 높아졌다.
공장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에 그동안 안정적이었던 중국 소비자 물가 또한 뛸 조짐을 보인다. 생산자들이 가파르게 오른 생산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 CPI 상승률은 1.5%로 전월의 두 배 이상이었고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됐다. 연준의 긴축 시간표가 빨라지면 신흥국 통화와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을 한층 높인다.
한편 우리나라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11일 코스피지수는 기관투자자들의 매물에 전 거래일 대비 0.18% 하락했지만, 코스닥지수는 0.50%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