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코노미]사이비 종교가 온 세상을 지배한다면… 연상호 넷플릭스 신작 ‘지옥’

입력 2021-11-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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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노미는 넷플릭스와 왓챠 등 OTT(Over The Top) 서비스에 있는 콘텐츠를 통해 경제와 사회를 바라봅니다. 영화, 드라마, TV 쇼 등 여러 장르의 트렌디한 콘텐츠를 보며 어려운 경제를 재미있게 풀어내겠습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이비 종교가 온 세상을 지배한다면, 우리는 그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설명할 수 없는 현상으로 혼란을 겪는, 사회와 이성이 전복된 세상을 특유의 염세적인 감성으로 연출했던 연상호 감독이 가장 연상호다운 작품으로 찾아온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다.

오는 19일 공개를 앞둔 ‘지옥’은 신의 이름을 빌린 인간의 광기를 직설적으로 그려내며 ‘지옥행 선고’를 둘러싼 사람들의 탐욕, 배신 등을 담아내 또 한 번의 ‘충격’을 선사한다. 지옥행 선고가 “살인인가, 천벌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내는 연상호 감독의 새로운 세계관이 호기심을 더한다.

어느 날 갑자기 괴기스러운 천사가 나타나 불특정 인물에게 “당신은 몇 날 몇 시에 죽는다. 그리고 지옥에 간다”라는 고지를 내린다. 예정된 시간이 되면 지옥에서 온 사자들이 등장해 고지 당한 사람을 데려간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 모든 것이 신의 뜻이라고 외치는 종교단체 새진리회는 교주 정진수(유아인 분)을 내세워 죄를 지은 사람에게 고지가 내려지는 것이라고 사람들에게 알린다. 처음에는 사이비라며 믿지 않았던 사람들도 실시간으로 사건을 목격하면서 이를 예견한 정진수를 신격화하며 추종하게 된다.

서울 한복판에서 지옥행을 시연하는 초자연적인 인간의 나약함과 두려움을 들춰내고, 그 혼란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날카롭게 담아냈다. 연상호 감독은 단순히 지옥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다. 세상을 덮친 혼란이 신의 뜻이라 주장하는 사람들과 이를 의심하는 사람들의 충돌을 통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연상호 감독이 그려낸 새로운 세상이지만, 현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한국 사회에도 누군가가 무언가에 홀린 듯 세뇌 당해 맹신을 하는 종교인, 사이비 종교가 만연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종교와 비슷한 것 같으나 속은 전혀 다른 사이비 종교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 수많은 범죄와 사건·사고를 저지르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일반적으로 강간, 금품 갈취, 사기죄 등의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교주의 신격화, 금품의 강요, 사이비 종교의 가치관을 사회에서 건전하게 받아들여지는 가치관 및 개인의 가치관보다 위에 둘 것을 강요한다. 또한 종교적 맹신을 이용해 사람을 이용하고 그로 인한 가정 파괴나 강력 범죄 등을 유발하거나 혹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시국의 혼란을 통해 신천지의 실체를 접하기도 했다.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더욱 커진 바.

그렇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같은 종교들은 교묘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일반인들의 삶에 파고 들어간다. 특히 상처받기 쉬운, 나약한 마음을 가진 타인을 노려 접근한다. 신도로 끌어들이면 체계적인 세뇌작업으로 교단의 통제하에 움직이게 만들고, 외부 세계와의 접근을 차단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이에 사이비 신도는 맹목적으로 자유를 포기한 채 재산 혹은 목숨까지 바치는 일이 벌어진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물론 ‘지옥’이라는 작품과 같이 어마무시한 일들이 우리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이비의 접근에 미리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혹여나 새로운 종교와 접촉을 해 여기에 해당하는 특징이 있다면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다음은 SBS 방송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828회의 문경 십자가 죽음의 비밀 편에서 진행자 김상중이 말한 사이비 종교의 몇 가지 공통점이다. △단체의 이름과 소속이 분명치 않다. △개인적으로 신앙공부를 하자고 제안한다. △성경과 같은 교리를 자의적으로 해석한다.△신앙공부를 하는 것을 주변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한다.

무엇보다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지옥’이 이를 능가할 만한 K-콘텐츠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부터 영화 ‘부산행’ ‘반도’ ‘방법: 재차의’ 등을 만든 연상호 감독과 배우 유아인, 박정민, 김현주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라인업만으로도 구미를 당긴다. 연상호 감독은 이번에도 전작들 곳곳에 심어뒀던 메시지를 ‘지옥’을 통해 다시금 폭발력 있게 풀어냈다. 이 작품이 공개되면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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