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내 7만가구 '입주폭탄' 예고
서울 무주택자들 인천행 지속
개발호재 많아 인기 이어질 듯
인천 아파트 분양시장이 청약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송도 등 핵심지역은 물론 ‘미분양 무덤’으로 불렸던 영종도까지 청약 훈풍이 불고 있다. 서울 집값 폭등으로 서울 무주택자가 인천으로 계속 밀려드는 데다 인천 내 개발 호재도 많아 인천 신규 분양아파트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한 인천 연수구 '송도자이 더스타'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3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 전용면적 97㎡ 테라스형은 경쟁률이 기타지역 기준 최고 112.3대 1에 달했다. 242가구를 모집하는 전용 99㎡형 테라스형 모집에도 약 1만500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43대 1로 치솟았다.
송도자이 더스타는 가장 작은 평형인 전용 84㎡형도 분양가가 9억5540만 원으로 9억 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사실상 '현금 부자'들만 청약할 수 있었지만, 최고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송도동 B공인중개 관계자는 “이 단지는 송도 안에서도 바다 조망이 가능한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데다 중형 이상(전용 85㎡ 초과) 가구에 추첨제 물량 50%가 배정돼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들도 많이 몰린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날 미추홀구에서 분양한 '두산 위브 더제니스 센트럴 여의'는 모든 평형에서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전용 84㎡A형은 26가구 모집에 959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3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미추홀구에서 특별공급 접수를 시작한 '학익 SK뷰' 역시 최고 45.3대 1(전용 84㎡A형 생애최초 특별공급)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모든 평형에 청약자가 많이 몰렸다.
인천에선 올해 입주 물량의 4배가 넘는 7만 가구가 2023년까지 집들이에 나설 예정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인천에는 내년 3만2426가구, 2023년 3만9063가구가 입주한다. 이처럼 ‘입주 폭탄’이 예고된 상황에서 인천의 높은 청약 경쟁률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대구지역의 경우 최근 입주 물량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분양시장이 침체의 늪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구에선 지난해(1만3660가구)와 올해(1만6284가구)에만 약 3만 가구가 입주했다. 2024년까지 약 7만 가구가 더 입주할 예정이다. 아파트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지자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고 있다.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데도 인천 청약시장이 호황인 것은 서울 거주자들의 인천 유입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거주자의 타 지역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3만2420건으로 이 가운데 인천지역 매입 비중은 11.5%(3723건)로 집계됐다. 6월에는 인천 내 아파트 거래량 9380건 중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이 17%(1600건)로 치솟기도 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치솟은 집값 때문에 서울을 떠난 무주택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천으로 옮겨가면서 내 집 마련 수요도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인천 아파트값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저렴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수도권 시세 상위 20% 아파트값은 서울이 23억673만 원으로 가장 비쌌고 인천은 7억3874만 원으로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경기지역은 인천보다 비싼 9억595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인천에 대형 개발 호재가 많은 것도 인천 부동산의 선호도를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송도 통과와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지구 조성 등 여러 개발 호재 영향으로 인천에서 내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 신규 청약시장은 당분간 열기를 내뿜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