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아시아 이해도 높고 유연해"
"北, 대화 위해선 백신 등 인도적 지원"
"미중 갈등 회복에는 기후협력 등 공동 아젠다 필요"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6일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해 "바이든 정부는 '동맹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동맹 관계의 대한민국 대통령이 원하니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전 대표는 이날 국회 한반도평화포럼이 주최한 '신국제질서와 대한민국 외교의 방향' 세미나에서 "어떻게 북한에 (종전선언을) 제시를 하는지와 어떻게 (대화 테이블로) 끌고 나올 수 있는지가 첼린지라고 본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대표는 바이든 정부의 주요 외교 우선원칙에 △동맹관계 △UNㆍWHO 등 다자외교 중시 △미국의 리더십 복원 △민주주의·인권 등 자유 가치를 꼽았다. 이어 "바이든 팀은 오바마 팀보다 훨씬 유연성이 있다"며 "이쪽(바이든 팀)이 북한을 알기에 조금 더 노력하면 대화도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윤 전 대표는 종전선언과 비핵화 순서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미 행정부는 비핵화와 종전선언이 어떤 관계가 있냐 없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비핵화 후 평화체제 혹은 국교정상화를 하는 게 순서인데 종전선언을 먼저 한다는 건 순서를 바꾼다는 것이라 (미국엔) 그에 대한 의문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종전선언과 관련) 단계별로 정확한 순서(sequencing)나 시기, 조건에 관해 (한국과)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가 있다.
또 북미 간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인도적 지원'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도 말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미국 쪽 생각은 인도적 지원, 백신 같은 것 돕는 것을 하면 될까(라고 생각한다)"라고 전망했다.
윤 전 대표는 종전선언을 위해선 미ㆍ중 갈등 회복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선 기후변화 협력, 북한 문제 등 미·중 공동 협력 과제를 설정하는 것이 도움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회담에서 두 정상은 기후변화에서의 양국의 역할과 국제적 에너지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한 조처 필요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윤 전 대표는 "제가 항상 얘기하는 건, 중국이 제일 중요하다. 한국, 미국, 북한 사이 중국이 없으면 안 된다"며 "미·중 관계는 협력, 경쟁, 갈등의 특징이 있는데 협력 관계에 있을 때 한반도 문제도 잘 풀렸다"며 "베이징과 워싱턴의 사이가 좋아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다음 정부에서도 종전선언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연속성을 강조하면서 "(종전선언은) 문재인 정부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며 "한미가 그에 대해 상호 이해해서 이다음 정부가 누가 되든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