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이 정치 그만둘 각오로 악역 해야…나는 참여 안해"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쓴소리를 했다.
양 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자 민주당 전략통으로 불려 선대위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그의 고언에 주목이 쏠린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에 확실한 컨트롤타워와 책임과 권한이 모호해 비효율적인 체제를 빨리 개선해야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컨트롤타워 부재에 관해 이해찬 전 대표 등판론에 대해선 “언급할 부분이 아니다”고 말을 아끼면서 “이 후보와 선대위를 끌어가는 분들 가운데 명확한 체계를 갖추라는 것이지, 새롭게 (선대위 구성을) 달리 하는 게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은 신현영 의원을 통해 공개한 소회문에서 대선 판세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선대위에 대해선 “처음 보는 희한한 구조로 매우 우려스럽다.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못 갖춘 비효율적 체계로 전문성 중심 전진배치가 아닌 선수 중심 캠프 안배와 끼워맞추기”라며 “지금처럼 후보 개인기로만 가는 건 한계가 있고 후보 측근들과 선대위 핵심멤버들이 악역을 자처해 정치를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않으면 승리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천막 당사를 하던 마음으로 이 후보가 당내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국회 경험이 없고 ‘스트롱맨’이라는 점 △정치 사이클이 빨라져 10년 주기설이 의미 없어졌기에 정권 재창출이 녹록지 않다는 점 △5년 단임 대통령제로 인한 진영논리에 따른 심판여론 반복 문제 △코로나19·민생 미비·선진국 갈림길 등 의제 선점 실패로 인한 중도확장 어려움 △민주당 의원들의 위기감 결여 및 내년 지방선거 자리싸움 등을 짚었다.
다만 양 전 원장은 자신의 역할론은 일축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저는 굳이 선대위에 참여키보다 바깥에서 이 후보에 필요한 조언이나 자문을 해드리고, 선대위에서 일하는 분들을 밖에서 편하게 도와드리는 형식”이라고 선을 그었다.
소회문에서도 “이번 대선 이후엔 문 대통령 퇴임에 맞춰 저도 정치에서 퇴장할 계획이다. (그래서) 앞으로 정치적 공식 석상에 등장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선대위 참여나 전면에 나서지 않을 생각”이라며 “2016 총선, 2017 대선, 2020 총선 세 번의 큰 선거에서 승리하고 좋은 결과 낸 것으로 제 나름 시대적 소임과 공적 역할은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