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 사업부 시장점유율↑…광학솔루션 영업익 비중 60%대까지 내려와
LG이노텍이 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기판·소재, 전장사업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높았던 카메라 모듈 수익비중을 끌어내렸다. 동시에 아직은 시장 규모가 미미한 미래 먹거리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8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LG이노텍의 3분기 전 사업 품목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대비 상승했다.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주요 제품인 카메라 모듈 시장점유율은 20.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14.9%)와 2019년(15%) 연간 점유율을 5%포인트(p) 이상 웃도는 수치다.
반도체 기판 점유율 역시 16.4%로 작년(12.2%)과 비교하면 4%p 넘게 올랐다. 전장부품 사업 내 주요 제품인 차량 모터 점유율도 12%를 기록하며 재작년부터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올해 큰 성과는 광학솔루션과 반도체 기판소재 사업의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매출 편중도를 낮췄다는 점이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 물량이 확대되며 스마트폰용 트리플 카메라, 3D 센싱모듈 고부가 제품 주문이 늘어났다. 여기에 반도체 기판 가격과 수요가 동시에 올랐고, 적자였던 LED 사업 철수 영향으로 수익성도 일정 이상 담보됐다.
전장부품 사업도 자동차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되는 내년쯤엔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3분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늘어난 3262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장사업도 턴어라운드 궤도에 올라서면, 매출처는 훨씬 다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과 기판소재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8600억 원, 3900억 원으로 예상된다. 각각 지난해보다 93%, 45% 상승한 수치다. 전체 예상 영업이익(1조2500억 원) 중 광학솔루션 사업부 비중은 68% 수준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LG이노텍 영업이익 중 광학솔루션 비중은 90%를 웃돌았고, 지난해 70%대까지 내려왔다.
LG이노텍은 2010년대 후반부터 애플 아이폰용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며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이익 편중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아이폰 판매량에 실적이 직격탄을 맞는 부작용도 있었다. 일례로 2019년 1분기 LG이노텍은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11분기 만에 114억 원의 적자를 냈다.
LG이노텍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영업익 1조' 기조를 유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장기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광학솔루션 사업부에선 애플이 내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XR(확장현실) 기기에 LG이노텍 3D ToF(비행시간법) 모듈 탑재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도체 기판 사업에선 PC용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들어가는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시장에 본격 진입할 전망이다. 최근 진행된 임원 인사에서 LG이노텍은 FC-BGA 사업부 수장으로 이광택 상무를 선임하며 사업 본격화 의지를 드러냈다. 설비 구축을 위해 LG전자 구미공장 A3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제품군을 강화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그간 북미 고객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집중돼 있었는데 고객사 및 사업 다변화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