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9일 지역인재와 여성에 대한 채용 할당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에서 대학생들과 만나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과 여성할당제에 대한 질문에 “저는 할당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의식을 갖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넓히는 데 함께하자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선 지역인재 채용에 대해 “당장 현실만 보면 상식적으로 불공정하다. 시험을 봐서 똑같이 평가받아야지 왜 지역으로 우대하나. 그런데 근본적으로 보면 지역이나 생계수준도 보지 않고 똑같이 시험성적만 보는 건 정의롭나”라고 반문하며 뻐꾸기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뻐꾸기가 개개비 둥지에 알을 낳으면 뻐꾸기 새끼가 개개비 새끼보다 덩치가 커서 결국 다 밀어 떨어뜨린다. 뻐꾸기한테 한쪽 팔만 쓰라면 뻐꾸기 입장에서 말이 안 되는 거고, 덩치가 안 맞아 경쟁 자체가 안 되는데 합리적 경쟁이라고 힘센 쪽이 밀어내는 걸 허용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그래서 저는 둥지의 크기를 넓혀야 된다고 한다. 그 안에서 좀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건 공정히 결정할 수 있지만 누군가 떨어져 죽어야 하는 문제는 정의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성세대는 고도성장 시대를 잘 살았지만 불평등과 양극화, 불공정의 문제를 능력 있는 사람이 더 갖는 건 당연한 거라며 외면했다. (그 결과) 저성장이 고착화돼 누군가는 밀려나 죽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건 기성세대 책임이 너무 크다”며 “불공정 문제를 완화하면 거기서 성장할 기회가 생긴다. (거기에) 국가의 대대적 인프라 투자와 산업재편을 하면, 작은 웅덩이에서 ‘누가 죽을래’가 아니라 더 넓어진 판 속에서 ‘누가 이걸 할래’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할당제 관련해 “남녀가 갈려 싸우는데 사이가 안 좋아서 그런가. 아니다. 기회가 적으니 갈등하고 오징어게임처럼 누가 죽어야 사니까 편을 먹는 것이다. (그래서) 이 상태만 인정하고 할당제를 폐지하는 건 근본적 해법 아닌 임기응변”이라며 “왜 이 사람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냐, 이해는 한다. 그러나 그리되면 정말 약육강식 사회가 돼버린다. 지역·연령·성 할당제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합의해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데 안 되니 결국 동의하지 않는 일부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 결론을 만들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의 결정체가 권력이고 권력의 최상층이 대통령”이라며 이번 대선의 의미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