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콘텐츠 부재 '오디오북' 시장, '해리포터'로 뚫겠다"

입력 2021-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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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 英 출판사 포터모어 협업…원작 그대로 오디오북화

▲박세령 스토리텔 코리아 지사장이 한국의 오디오북 시장의 현실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사진=스토리텔)
"오디오북이 뜬다는 보도는 있었지만 실제로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가 넷플릭스 만큼의 대세는 아니었다. 왜냐면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박세령 스토리텔코리아 지사장이 한국의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현실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박 지사장은 국내 오디오북 시장은 초창기에서 과도기로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봤다.

그는 "당장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과 (수치로) 비교하긴 어렵다"면서도 "호흡이 긴, 미래 지향적인 산업군이기 때문에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 투자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는 스토리텔이 '해리포터' 시리즈의 한국어판 오디오북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게 된 배경이다. 박 지사장은 "그동안 오디오 콘텐츠가 대세가 되지 않은 건 킬러 콘텐츠가 부재했기 때문"이라며 "콘텐츠 자체가 재미있으려면 친숙한 IP가 맞을 거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해리포터'는 하나의 콘텐츠를 각색해 여러 개의 플랫폼으로 유통하고 소비시키는 ‘OSMU(One Source Multi Use)’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1997년 6월 26일 처음 영국에서 소설로 출간된 이래 2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영화, 게임, 관광, 서비스, 제조업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소설은 79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4억5000만 부가 팔려 나갔으며 인세 수입만 1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3656억 원)에 달한다. 영화는 77억 달러(약 9조1437억 원)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1999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출간을 필두로 지금까지 약 1500만 부가 판매됐으며, 영화의 누적 관객 수도 2800만 명이 넘는다.

특히 스토리텔은 '해리포터' 시리즈 영어판 오디오북의 성과를 주목했다. '해리포터' 영어판 오디오북은 스토리텔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오디오북이다. 스토리텔이 글로벌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영어판 오디오북은 최근 5년간 한국을 포함해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 총 25개국에서 최다 청취 순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글로벌 기준 총 누적 청취 시간은 2600만 시간에 달한다.

2018년 아이슬란드어를 시작으로 스웨덴어, 브라질어, 아랍어 등 총 12개국 언어로 오디오북화 되기도 했다. '해리포터' 오디오북 자국어판은 스웨덴, 브라질 등 각국에서 청취 순위 최상위 권에 이름을 올리며 현지 이용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완독률은 85%로 전체 평균을 웃돈다.

스토리텔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1년여간 조앤 K 롤링이 설립한 영국의 디지털 출판사 '포터모어'와 긴밀한 협업 과정을 거쳐 오디오북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성우 조경아 씨가 1인 낭독 방식으로 모든 캐릭터를 표현했다.

스토리텔은 내년 5월까지 △비밀의 방 △아즈카반의 죄수 △불의 잔 △불사조 기사단 △혼혈 왕자 △죽음의 성물 등 해리포터 전 시리즈를 매달 한 편씩 공개할 예정이다.

박 지사장은 "좋은 콘텐츠가 가입자 수 증대와 산업 성장으로 바로 직결되면 좋겠지만, 오디오북은 장기로 보고 전개해야 하는 산업군"이라며 "'오디오북은 유튜브에서 공짜로 읽어주는 것'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전문 성우를 통해 정제되고 심혈을 기울여 프로덕션한 오디오북을 내놨다. '해리포터'로 오디오북의 저변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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