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백스 “내달 오미크론 백신 생산 가능”
일부 전문가들 "델타와 달리 호흡곤란 등 큰 증상 없다"
“감기 바이러스와 섞였다” 분석도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서 12개 주에 걸쳐 최소 24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뉴욕에서만 8명이 보고된 가운데 하와이와 미네소타, 볼티모어 등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아직 확진자 대부분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들어온 여행객으로 인한 외부 유입에 해당하지만, 당국은 지역 감염 대비에 들어갔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오미크론이 뉴욕에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앞으로 더 많은 감염 사례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백신을 맞고 부스터샷(3차 접종)에 응하며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감염자가 나온 다른 지역도 시민들에게 부스터샷과 마스크 착용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하와이 등지에서 여행 이력이 없는 확진자가 보고되면서 지역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모든 주에서 델타보다 오미크론 사례가 더 많이 보이기 시작할 수 있고,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미크론이 처음으로 확산세를 보였던 남아공은 전날 하루 확진자가 1만6366명을 기록했다. 오미크론이 처음 보고된 지난달 25일 대비 7배 가까이 불어난 수준이다.
남아공에선 오미크론이 이미 지배종으로 인식된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는 지난달 현지에서 분석한 249개 코로나19 샘플 가운데 74%가 오미크론 사례라고 발표했다. 검사자 대비 양성률은 1일 10.2%에서 이튿날 16.5%로 급증하더니 최근 이틀간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 이번 주 칠레와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도 보고되면서 오미크론은 사실상 전 세계로 퍼진 상태다. 현재까지 43개국에서 감염자가 보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는 내달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바백스는 “내년 1월 오미크론에 맞춤화된 코로나19 백신의 상업적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며 “수 주 내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백신 테스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모더나와 화이자 등 다른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도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한편 오미크론과 관련해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남아공의 한 의사는 최근 NHK방송과 인터뷰에서 아직 확진자들 증상이 경미하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이 두통이나 현기증 등을 호소하고 있지만, 호흡곤란은 없는 것이 델타와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오미크론에 감염됐던 한 의사도 “심한 몸살과 오한을 겪었지만, 호흡곤란은 없었고 산소포화도 수준도 전반적으로 정상이었다”고 증언했다.
또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엔퍼런스의 벤키 사운다라라잔 공동창립자는 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OSF Preprints’에 게시한 논문을 통해 오미크론이 생성 당시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유전 물질을 함께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오미크론은 코로나19에 감기 바이러스가 섞였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쉽게 전파되지만, 경증이나 무증상에 그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오미크론 데이터 대부분이 미국보다 젊고 건강한 인구를 가진 남아공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경계했다. CDC를 비롯한 주요 기관은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이 입원율과 사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데 최소 몇 주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