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V자 반등’…저점 대비 시총 122조 원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 출현에 놀라 국내증시에서 빠져나갔던 115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다시 돌아왔다. 오미크론 우려 완화에 위험회피 심리가 진정되면서, 급락하던 코스피지수도 ‘V자’ 반등에 성공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미크론 출현이 처음 보고된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114조9830억 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은 약 3조7000억 달러(약 4379조 원) 증발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며 29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0일 연중 최저인 2822.73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29일(2820.5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오미크론 우려에 매도물량이 대량으로 나오면서 코스피 거래량은 지난달 24일 5억5700만 주에서 30일 9억8400만 주로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도 10조9630억 원에서 19조8520억 원으로 81% 급증했다.
12월 들어 전 세계 주요국 증시와 국내 증시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델타 변이보다 덜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는 초기 보도들이 나오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진정된 영향 덕분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1일(2899.72)부터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며 다시 3000선을 넘었고, 코스피 시가총액(이달 8일 기준)은 지난달 30일 지수 저점 대비 122조2332억 원을 늘었다. 115조 원 가까이 빠졌던 증시자금도 다시 돌아왔다.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는 진정됐으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시장에 부담이다. 미국 내 최소 19개 주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확인됐고, 영국은 강화된 코로나 방역 조치인 ‘플랜 B’를 시행하기로했다.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누적 확진자가 60명을 넘어섰다. 오미크론의 감염력이 델타의 4배 이상이라는 보고가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증시가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2주 뒤로 예정된 남아공 연구팀의 오미크론 관련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단편적으로 전해지는 소식에 따라 일희일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에 더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융정책도 시장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각국의 오미크론 확산 방지를 위한 여행 제한과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정상화 등이 맞물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오미크론 파급력은 이달 중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 발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이 재차 높아질 수 있는 요인은 예상 밖 방역조치 강화, 10일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와 다음 주에 예정된 FOMC 정도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