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상가 낙찰가율 200% 달해
“환금성·안전성 맞춘 투자전략 필요”
꼬마빌딩은 시세 50억~60억 원대의 소형 근린생활시설이나 중소형 건물을 일컫는 말이다.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을 통한 재테크가 어렵게 되자 수익형 부동산인 꼬마빌딩에 몰리고 있다.
9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에서 경매를 통해 매각된 꼬마빌딩 평균 낙찰가율은 120%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예컨대 낙찰가율이 120%라는 것은 감정가 1억 원짜리 물건을 1억2000만 원에 낙찰받았다는 의미다. 꼬마빌딩의 평균 낙찰가율은 2019년 97.1%, 지난해 99.2%로 감정가에 못 미쳤지만, 올해 급격히 올랐다.
최근에는 꼬마빌딩 경매에 응찰자가 대거 몰리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강남구 청담동 소재 건물면적 536㎡ 규모의 근린상가 입찰에는 120명이 몰렸다. 결국 이 빌딩은 감정가(52억1900만 원)의 2배에 육박하는 102억5100만 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96.4%에 달한다.
강남권 꼬마빌딩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하지만, 최근에는 입지와 수익률이 좋은 비(非)강남권 매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의 건물면적 1030㎡ 규모의 근린상가는 감정가 5억1600만 원에 입찰에 부쳐져 11명이 경합한 끝에 8억2100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꼬마빌딩 경매가 과열 양상을 보인 것은 감정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데다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투자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 한 채 가격 정도면 너도나도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60억 원 미만 꼬마빌딩은 현금부자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대출이나 세금 방면에서 꼬마빌딩을 갖는 편이 유리하다 보니 매수 수요는 많은데 매도 희망자는 많지 않은 편이다.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로 꼬마빌딩의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2019년부터 규제 지역 내 매매가 15억 원 이상인 아파트는 100% 현금으로만 매입할 수 있지만, 꼬마빌딩은 최대 70%까지 담보대출이 가능해 주택보다 매입이 쉽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주택시장을 거쳐 최근에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공실률, 임대료 연체 가능성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환금성과 안전성에 맞춘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