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원자재값 하락세 지속, 소비자물가 상승세에도 영향 줄 것
수출입물가 상승폭이 각각 10개월과 6개월만에 둔화했다. 지난해 기저효과에 따른 오름세가 여전했지만,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유가와 원자재값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고공행진 중이던 소비자물가(CPI) 상승세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향후 수출입물가나 CPI에 미칠 영향력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1월 원화기준 수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5.5% 상승한 115.80을 기록했다(2015년 100 기준). 이는 올 2월 0.6%를 기록한 이래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다만, 직전월(10월 26.1%)까지 이어왔던 상승폭 확대 추이는 한풀 꺾였다.
수입물가지수도 35.5% 오른 130.17을 보였다. 이 또한 올 3월(9.0%) 이래 9개월째 오름세다. 다만, 6월(14.4%)부터 이어왔던 오름폭 확대 분위기가 10월(36.3%)을 정점으로 꺾인 모습이다.
전월과 견줘서는 각각 마이너스(-)1.0%와 -0.6%를 기록했다. 각각 작년 11월(-0.5%)과 올 4월(-0.2%) 이후 처음으로 하락전환한 것이다.
두바이유와 원자재값은 12월 들어서도 하락세다. 12월들어 10일까지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71.93달러로 전월보다 10.42%, CRB지수는 평균 223.25로 전달대비 4.9% 각각 하락 중이다.
최진만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기저효과와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오르긴 했지만 아무래도 이번달 오름폭이 꺾이다보니 수출입물가 상승세도 둔화했다”며 “12월 들어서도 유가와 원자재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추이만 보면 수출입물가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소비자물가에 대한 영향력은 포괄범위와 산출방법 등이 달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유가가 하락했으니 CPI 쪽에도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에서는 석탄 및 석유제품 오름폭이 10월 118.1%에서 11월 98.2%로 둔화했고(전월대비 -5.2%), 수입에서는 원재료인 광산품(10월 99.1%→11월 87.5%)(전월대비 -1.3%)과 중간재인 석탄 및 석유제품(10월 97.2%→11월 95.4%)(전월대비 -0.8%)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둔화했다.
수출품목 중에서 D램(29.8%)과 D램을 포함한 반도체(23.8%)는 각각 3년10개월(2018년 1월 33.1%)과 4년(2017년 11월 23.9%)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전월대비로는 각각 보합). 반면, TV용 액정표시장치(LCD)는 12.0% 하락해 작년 6월(-14.3%)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전월비 -6.1%로 넉달째 하락). 직전월(10월) 1.0% 하락을 기록한 이후 2개월연속 내림세다.
최 팀장은 “반도체나 D램은 전년동월대비 올랐다. 다만 현물값은 빠지고 있어 두고봐야 한다. 전월대비로도 보합 분위기다. 분기마다 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내년 돼 봐야 방향이 나올 것 같다”며 “코로나19 확대국면에서 수요가 많았던 TV용 LCD는 확산세 둔화와 백신 접종과 맞물려 비대면 수요 둔화 영향을 받고 있다. TV용 LCD 감소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