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상위 0.01%가 유통량 27% 장악...‘벼락부자’ 꿈꾸는 실리콘밸리

입력 2021-12-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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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비트코인 보유자 1억1400만 명...유통량 1900만 비트코인
상위 1만 계좌, 약 500만 비트코인 보유
‘세기의 부 축적’ 기회 노리며 IT 인재 가상자산 스타트업으로
가상자산 관련 기업 투자 유치, 작년 4배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가상자산(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장에서 ‘초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위 0.01%가 전체 유통량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18개월 만에 12배가량 폭등한 점을 고려하면 부의 편중이 심각한 상태라는 평가다. 미국 혁신의 산실 실리콘밸리에서는 빅테크 인재들이 ‘벼락부자’를 꿈꾸며 대거 가상자산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미경제연구소(NBER) 조사를 인용, 비트코인 보유량 기준 상위 1만 계좌가 약 500만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시세로 따지면 2320억 달러(약 276조4000억 원) 규모다.

크립토닷컴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보유자는 1억1400만 명, 유통량은 1900만 비트코인으로 추산된다. 비트코인 보유 상위 0.01%가 유통량의 27%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처음 출시된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2년간 폭등했다. 지난해 3월 5000달러에 불과하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6만8990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4만 달러 선까지 빠진 상태다. 여전히 가격은 작년 3월 이후 500%, 올 들어 60% 뛰었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고래’로 불리는 극소수 사람들의 자산을 대폭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 21일(한국시간) 오후 2시 15분 현재 4만8717.10달러. 출처 코인마켓캡
가상자산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하자 실리콘밸리 인재들의 이탈도 심화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에 몸담고 있던 임원과 엔지니어들이 가상자산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샌디 카터 아마존웹서비스(AWS) 부사장은 이달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언스토퍼블도메인’에 합류했다. 카터 전 부사장은 “채용공고 이틀 만에 350명이 지원했다”며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2위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의 브라이언 로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세계 최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마켓 플레이스 ‘오픈씨’로 자리를 옮겼다.

구글 전 임원이자 검색엔진 스타트업 ‘니바’ 창립자인 스리다르 라마스와미는 “가상자산 부문이 엄청나게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며 “마치 1990년대 인터넷 탄생 시기를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스타트업으로 터전을 옮기는 이들은 이전 기업에서도 연간 수백만 달러 수준의 급여를 받아왔다. 그러나 가상자산 부문은 세기에 한 번 나오는 부 축적 기회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실제 실리콘밸리에는 가상자산 투자로 인생 역전을 이뤘다는 이야기가 넘쳐나고 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자산이 불어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도 생겼다. 포모 증후군은 자신만 상승장에서 소외될 것 같은 두려움을 뜻하는 용어다.

가상자산 스타트업들의 보상 체계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빅테크 기업들은 초기 작은 연봉 대신 향후 상승이 기대되는 주식을 제공한다. 반면 가상자산 스타트업들은 일찌감치 두둑한 현금을 제공하거나 현금화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가상자산 부문으로 흘러드는 투자금도 넘쳐난다. 글로벌 데이터분석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가상자산 스타트업 및 블록체인 기업에 쏟아진 자금이 280억 달러를 돌파했다. 작년의 네 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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