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23일 방역지원금 세부 계획 발표…“손실 보상 사각지대 줄여야”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방역지원금 지급 세부 계획을 23일 발표했다.
27일부터 영업시간 제한을 받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업체 당 100만 원씩 총 3조2000억 원 규모의 방역지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영업시간 제한을 받는 소상공인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간주해 별도 서류 증빙 없이 즉시 지원한다.
아울러 정부는 12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특별 융자 계획도 밝혔다. 여행업 등 손실보상 제외업종에 대한 1% 초저금리 ’일상회복 특별융자‘ 2조 원을 공급하고, ’희망대출플러스‘ 자금 10조 원은 내년 1월 3일부터 1~1.5% 저금리로 소상공인 약 100만 개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번 정책은 증빙 서류의 간소화,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따른 즉시 지원이란 점에서 그간의 지원안 대비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에게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참여연대 김주호 사회경제 1팀장은 “한 푼이라도 급하신 분들에게는 방역지원금이 도움 되겠지만, 100만 원은 연말 대목을 놓친 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전하기 어려운 금액”이라면서 “결국 손실 보상의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계에 다다른 자영업자 상황은 대출 규모로도 드러난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887조500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2% 늘어난 수치다.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율은 전체 가계대출(10%)보다 컸다. 자영업자 1인당 대출은 평균 3억5000만 원으로, 비(非)자영업자 9000만 원의 4배 수준이다.
문제는 내년도 기준 금리 인상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내년 3월에는 자영업자에 대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될 예정이다.
노민선 미래전략연구원 단장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물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등으로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내년 3월 상환을 유예하는 등 이 부분에 관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단장은 대안으로 ‘상환 면제형 대출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이미 미국에서 시행 중인 정책으로, 미국 중소기업처는 지난 2월 이후 승인된 대출을 받은 기업에 월 9000달러를 한도로 3개월분의 원리금과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 속 정부의 한정적 재원에 대한 우려도 빼놓을 수 없다. 노용환 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융자 지원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자영업자를 위한 취지”라면서 “현금 지원과 대출,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 상황 속에서 상환 면제도 결국 정부 돈이 들어가므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