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사용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독일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다.
영국이 11월 4일 몰누피라비르 사용 승인을 내리며 먹는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정부 사용승인을 받았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팍스로비드는 22일 몰누피라비르보다 하루 먼저 미국 FDA 긴급승인을 받으며 가정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허가되며 실질적 상용화를 앞당겼다.
두 치료제의 작용 원리는 기본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의 체내 증식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하고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작용하는 물질이 다르다.
몰누피라비르는 유전물질인 RNA에 작용해 코로나바이러스 복제를 막는다. 유전물질에 직접 작용해 돌연변이 발생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FDA는 몰누피라비르가 뼈나 연골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18세 미만 환자에게는 복용을 금지했다. 또한, 대체 치료제가 없을 때만 복용하라고 강조했다.
팍스로비드는 RNA가 아닌 ‘단백질 가위’라 불리는 단백질 분해효소(프로테이스)를 억제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이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C형 간염 치료제와 비슷한 원리다.
두 치료제 모두 코로나19 증상이 발현된 후 5일간 하루에 12시간 간격으로 2회, 총 10회 복용한다. 팍스로비드는 1회에 3알씩 총 30알, 몰누피라비르는 1회에 4알씩 총 40알을 먹게 된다.
치료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증상 발현 직후에 치료제를 복용할 것이 권장된다.
정확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한국은 내년 1월부터 팍스로비드 16만2000명분을 단계적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몰누피라비르 계약물량 24만 2000명분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국내 도입이 확실시되는 경구 치료제 수량은 약 40만 4000명분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내년 2월께 재택환자 등을 대상으로 먹는 치료제 투약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 가격은 1코스(1명분)당 몰누피라비르는 700달러(약 83만 원), 팍스로비드는 530달러(약 63만 원)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들여오게 될 구체적인 가격은 현재 비공개 사안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현재까지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우위다. 당초 몰누피라비르에 기대됐던 효과에 못 미치는 최종 임상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머크는 지난 10월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 고위험군의 입원·사망 확률을 50%로 줄였다는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11월 26일 최종 임상 결과에서는 효과가 30%로 크게 줄었다.
팍스로비드는 지난 15일 임상 2·3상 결과 코로나19 고위험군의 입원·사망 확률을 89~88%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저위험군 일반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한 결과로는 효과가 70% 수준이었다.
먹는 치료제가 도입되더라도 백신과 병행돼야만 방역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9일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먹는 치료제가) 게임 체인저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기본적으로 방역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고, 치료제가 있더라도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1월 21일 대한의사협회 온라인 종합학술대회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현황과 향후 전망’이라는 발제를 통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병행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천 교수는 “항체, 경구 치료제를 적절히 투여하면서 재택치료를 하도록 하고, 백신 접종을 지속해 나간다면 일상생활로 복귀할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