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보험 도입해 기업 원자재 확보 지원…신남방, 중남미 등에 금융 지원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가 글로벌 공급망(GVC) 확보 경쟁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공급망 전(全) 과정에 걸쳐 무역보험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우리 수출은 역대 최단 기간에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이 악화하면서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K-SURE는 '조달→생산→수출' 등 공급망의 전 과정에 걸쳐 무역보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K-SURE가 지난해 도입한 글로벌 공급망 보험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수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K-SURE가 은행에 담보로 제공해주는 제도다. 은행은 별도의 대출통지 절차 없이 보험증권만 가지고 수입 기업에 자금을 대출한다. 해당 보험은 15일 기준으로 올해 지원실적이 551억 원에 달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를 제조하는 소부장 전문기업 T사의 경우, 글로벌공급망보험을 활용해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를 적기에 조달했고, 국내 공급에 이어 일본 등 수출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이동 제한과 생산기지의 탈(脫) 중국 기조에 따라 생산 거점 다변화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K-SURE는 새로운 프런티어로 부상하고 있는 신남방, 중남미 등에 우리 기업의 생산시설 확보를 위한 금융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K-SURE는 9월 S사가 말레이시아에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에 신한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공동으로 1750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지난달에는 중견기업 H사가 멕시코에서 진행하는 알루미늄 휠 생산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씨티은행, 하나은행과 함께 6000만 달러의 금융을 제공하며 우리 소부장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의 공급망 기밀 요구,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 도입 발표 등 기존 수출 주력 시장의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K-SURE는 신흥시장과 신산업 분야에도 무역보험을 공급하며 무역영토 확장과 최근 수출 성장세 지속에 힘을 싣고 있다. 기존 주력 시장을 대체할 포스트 시장인 신남방·신북방 등 신흥시장과 미래를 이끌어갈 이차전지·바이오 등 12대 신산업에 대해 보험한도 우대, 보험료 할인 등의 우대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실제로 K-SURE의 신흥시장 지원 규모는 2019년도 40조7000억 원, 지난해 44조8000억 원에 이어 올해 1~11월 기준 44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신산업 지원실적도 2019년 14조2000억 원, 지난해 17조1000억 원에 이어 같은 기간 18조1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다.
8월부터는 항만적체, 운임상승 등으로 수출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수출채권매입보증 한도를 2배 우대하고, 단기수출보험금 지급 기간을 1개월 단축하는 등 자금난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인호 K-SURE 사장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라는 충격에 전 세계 생산·물류망이 타격을 받으면서 각국의 공급망 재편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견고한 글로벌공급망을 구축해 외부 충격에도 흔들림 없이 생산과 수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