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대거 불참, 한국 기업 반사이익 전망…메타버스ㆍ로봇ㆍ모빌리티 한눈에
세계 최대 가전ㆍ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의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개최된 이후 2년 만에 재개된 오프라인 전시회인 만큼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CES에서는 미래 산업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신기술의 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CES 2022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개최된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2200여 개 업체가 참가한다. 2020년 45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참가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행사 기간도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에서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하루 단축됐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플랫폼(구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등 주요 IT 기업과 함께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업체 웨이모,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등이 불참했다. 다만 이들 기업은 신기술ㆍ제품 자료만 온라인으로 배포할 계획이다.
전시회 때마다 한국과 함께 주요 참가국으로 손꼽혀온 중국 기업의 수가 대폭 줄었다. CTA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 참석하는 중국 기업 수는 150여 개에 불과하다. 2016년 1300여 개 중국 기업 수의 10분의 1 수준이다.
CES에 참가하는 중국 기업은 미ㆍ중 패권갈등이 심화한 2019년부터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의 IT 분야 중국 대표 기업들은 올해 CES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할 전망이다. 반면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이 큰 레노보, 하이센스, TCL 등의 기업은 스마트폰, TV 신제품을 발표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올해 CES에서는 한국 기업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선 역대 최대 규모인 400여 개 기업이 CES에 참여한다. 소니 등을 비롯한 일본 테크기업도 중국 기업 부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규모는 줄었지만 CES는 미래 기술의 방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SK, 현대중공업, 두산 등 국내 대기업도 혁신기술을 비롯해 미래 사업 비전을 CES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CES는 독일 IFA, 스페인 MWC와 함께 세계 3대 가전ㆍIT 전시회로 꼽힌다. 1967년 처음 열린 CES는 규모를 키우며 최근에는 모빌리티, 통신 기업까지 대거 참여하는 권위 있는 전시회로 성장했다.
그간 CES에서 발표된 신제품과 신기술은 70만 개가 넘는다. 이 중에는 일상생활을 바꿔놓은 기술도 많다. 대표적으로 컴퓨터 마우스는 1968년 CES에서 공개된 혁신 제품이다. 또 △비디오카세트리코더(1970년) △캠코더(1981년) △DVD(1996년) △HDTV(1998년) △OLED TV(2013년) 등이 CES를 통해 세상에 등장했다. 지금은 익숙한 용어로 자리 잡은 ‘가상현실(VR)’도 2015년 CES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올해 CES에서는 메타버스, 로봇, 미래 모빌리티, NFT, 헬스케어 등이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재계 총수들의 방문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CES에 참석해 그룹의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불참하는 대신 CEO급 임원들이 대거 참석하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DX 부문장이 개막 기조연설 연사로 나선다.
SK그룹은 박정호 SK스퀘어ㆍSK하이닉스 부회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CES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도 직접 CES에 참석해 그룹의 미래 비전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