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전 등 전국에서 준비중
수직증축 제한 옛 규제 걸림돌
정부 미온적 대처에 비난 거세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를 완전히 허물고 짓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를 유지하면서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올려 주택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건축하려면 준공한 지 30년이 지나고 안전진단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준공 15년 이상에 안전진단 B·C등급을 받으면 추진할 수 있다.
3일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이달 기준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는 단지는 전국 94개, 6만9085가구 규모다. 전년 동기(54개·4만551가구)와 비교하면 74.1% 확대됐다.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19년 1월 24개·1만3083가구, 2020년 1월 37개·2만3935가구 등 매년 느는 추세다.
리모델링 열풍이 불자 수도권 일대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전국공동주택리모델링협회’를 결성했다. 리모델링에 뛰어드는 노후 단지가 늘어나면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최대 규모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강남구 ‘대치2단지’를 포함해 강동구 ‘둔촌현대1차’,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정마을9단지’, 안양시 동안구 ‘한가람신라’ 등이 참여했다.
변항용 전국공동주택리모델링협회장은 “서울 등 수도권 경우 경제성, 환경성, 효율성 삼박자를 갖춘 리모델링으로 전환해야 입주민들에게 큰 이익을 안길 수 있다”며 “수직증축에 관한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지적하고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지방에선 창원·대전·대구 등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 단지가 늘고 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도내 최초로 리모델링 조합을 결성했다. 이 아파트는 국내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일 아파트 가운데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단지로 리모델링을 통해 6252가구에서 7000가구 이상 매머드급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비(非) 수도권 최초로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한 대구 수성구 ‘범어우방청솔맨션’ 리모델링 조합도 설립 인가 7개월 만에 시공사를 선정했다. 조합은 지난달 11일 임시총회를 열고 효성중공업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대전 최초 리모델링이라는 출사표를 던진 서구 ‘국화아파트 리모델링’ 사업도 원활히 추진되고 있다. 국화아파트 리모델링은 5개 단지(△국화동성 672가구 △국화라이프 560가구 △국화신동아 666가구 △국화우성 562가구 △국화한신 450가구)를 통합해 3300가구 규모로 증축하는 사업이다. 현재 조합 설립 주민 동의율은 39%로 올해 6월까지 법정 동의율(66.7%)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동훈 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리모델링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수익성이 높은 리모델링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