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밥족 덕에 냉동 피자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등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올들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지속되자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운 피자부터 외식업계의 '레스토랑 간편식(RMR)' 피자까지 다양한 상품이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4일 시장조사 전문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약 1400억 원으로 직전 연도보다 145억 원가량(약 40%) 늘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시장 규모가 9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5% 가까이 몸집을 불린 수치다.
특히 냉동 피자 시장은 전체 피자 시장과 비교해서도 훨씬 빠른 성장세를 자랑한다. 국내 전체 피자 시장규모는 2019년 3052억 원에서 이듬해 2994억 원으로 주춤했다가 지난해 3326억 원으로 반등해 2년 사이 10%가량 커졌다.
냉동 피자를 필두로 한 피자 시장의 성장은 코로나 이후 집콕족 증가로 외식업에서는 배달이 증가하고, 가정에서는 냉동 피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냉동 피자 시장은 오뚜기, CJ제일제당, 풀무원 3강 구도로 형성돼 있다. 선발주자 오뚜기는 1등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후발주자들의 시장 참여로 2017년 시장점유율 70%의 정점을 찍은 이래 2019년 56%, 2020년 47.2%, 올해 39.9%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오뚜기는 선발주자답게 떠먹는 컵피자, 사각피자, 크러스트 피자 등 제품군을 확대하며 1등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도우까지 치즈로 채운 ‘크러스트 피자’ 3종을 선보이며 점유율 확대에 힘을 실었다.
2위인 CJ제일제당은 '고메' 브랜드를 앞세워 가파르게 성장하며 오뚜기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2019년만 해도 오뚜기와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26.7%P였으나 올해 15.2%P까지 좁히며 오뚜기를 위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인수한 미국 냉동 피자 2위 업체 슈완스와 협력해 프리미엄 냉동피자 라인 ‘고메 프리미엄 피자’을 내놓았다. 제품 개발단계부터 슈완스와 협력해 도우, 소스, 토핑을 전면 업그레이드해 냉동 피자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풀무원은 2019년 냉동피자 시장에 진출한 이래 빠른 속도로 시장 파이를 점령해가고 있다. 첫 진출 당시 3.7%였던 시장점유율은 이듬해 20.5%, 지난해에는 21.4%로 2위와 3%P가량으로 좁히며 CJ제일제당을 바짝 뒤쫓고 있다.
풀무원은 자체 집계한 매출액도 2020년 320억 원에서 지난해 400억 원 가까이 뛰었다. 특히 지난해 8월 첫선을 보인 프리미엄 피자 ‘치즈폭포 시카고피자’는 수요가 폭등해 공급 물량을 지속해서 늘려가며 소비자 수요에 대응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다경 풀무원식품 PM은 "냉동 피자 시장 후발주자인데도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며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라면서 “기존 인기 제품인 ‘노엣지 피자’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시카고 피자’의 흥행도 순조로워 더욱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집콕족 증가에 발맞춰 RMR 형태의 피자도 나왔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최근 냉동 피자 4종을 출시했다. 매장에서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스톤 베이크드' 특수공법을 적용했고,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등으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