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전 학습동기 조사해 등교 거부 등 대응책 수립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원격수업이 길어지면서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등교 수업보다 더 커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학교현장에서는 향후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해 6월 전국 초등학교 4~6학년생과 중학생 총 1만958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초·중학교 원격수업에서의 학습 격차 완화를 위한 지원 방안 탐색’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원격으로 진행된 학교 수업에서 학생들의 집중도와 이해도가 떨어졌고, 학업 스트레스는 등교 수업보다 더 커졌다. ‘수업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는지’ 5점 척도로 답하는 문항에서 초등학생의 등교 수업 이해도는 평균 4.47점이었던 반면, 원격 수업은 3.89점에 그쳤다. 중학생도 과목별 원격 수업 이해도가 등교 수업에 비해 엇비슷한 수준으로 낮았다.
원격 수업은 학생들의 집중력도 떨어뜨렸다. 초등학생의 등교 수업 집중도는 4.29점이었지만, 원격 수업은 3.60점으로 0.69점 낮았다. 중학생의 과목별 집중도는 국어 3.58점(등교 4.15점), 수학 3.46점(등교 4.00점), 영어 3.54점(등교 4.04점) 등에 그쳤다.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수업 시간에 즉각적인 도움을 받지 못해서 느끼는 ‘학업 스트레스’는 원격 수업일 때 0.02~0.11점 더 높았다.
초·중학교 교사 1704명이 응답한 또 다른 설문에서는 원격 수업에서 학습 격차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학생의 피로도와 집중도 하락(35.6%)'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교사와 학생 간 즉각적인 상호작용의 어려움(18%)', ‘학습자별 수업 이해도 파악의 어려움(16.1%)' 이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학습습관 문제가 기초학력 부진이나 학습결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는 등교하는 습관으로 당연하게 학교에 갔다”면서도 “이러한 루틴(생활습관)이 깨지면서 아프다거나 재미가 없다거나 여러 핑계를 대면서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이 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신학기에도 전면등교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겨울방학 기간에 학습습관 문제에 미리 대비할 필요성 있다”며 “새 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학습동기가 떨어진 학생이 있는지 조사하는 등 교육당국의 전반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