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원, 능력 있는 40대와 20대 의미 달라"
주거비 부담에 대학가 공유주택 필요성 공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이제는 자산이 자산을 불리는 것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 투기"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원오어모어에서 열린 '전국민 경청 프로젝트 국민반상회'에서 청년들과 만나 '노동소득 가치가 낮아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이같이 말했다. 또 "가진 게 없는 사람이 돈 벌기 어렵고, 생존조차 어려운 것을 고쳐야 하는 게 진짜 맞다"고 강조했다.
청년 대안으로 '기본금융'을 제시했다. 그의 대표공약인 '기본금융'은 대부업체 이용자의 평균 대출금(900만 원)과 비슷한 금액을 모든 국민이 10∼20년 장기로 우대금리보다 조금 높은 조건(현재 기준 3% 전후)에서 대출을 지원한다. 경제 취약계층인 20∼30대 청년부터 시작해 전 국민으로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그래서 제가 기본 금융을 얘기한다. 돈이 돈 버는 시대가 됐다. 돈을 많이 빌릴 수 있는 사람 누구냐"라며 "재산과 소득 높고 사회 경험이 많고 지위 높은 사람이다. 젊고 소득과 재산이 적은 사람 안 빌려준다. 사채를 빌려야 한다. 대부업체는 말이 안 되지 않나"라며 반문했다. 이어 "최소한은 떼어먹지 않을 만큼, 능력 되면 갚을 만큼 장기저리로 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년세대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생에서 생애주기별로 돈의 가치가 다르다"며 "똑같은 100만 원도 40대 성공한 100만 원과 (생활하기) 어렵고 교육훈련비, 데이트 비용이라도 부족한 20대와 다르다. 이걸 사실은 잘 배정하는 게 실력인데..."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 얘기 했더니 엄청나게 포퓰리스트라고 한다. 원래 돈은 돈 많은 사람에게 싸게 빌려주는 거냐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기회는 같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너무 당연한 진리가 공격대상이 된다"며 "그걸 고치는 것도 우리 일"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기본시리즈' 공약이 비판받는 이유를 청년에게 묻기도 했다. 한 청년은 "저출산, 고령화 심화로 사회 부양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을 하면, 재원은 어디서 충당하냐"며 "다 국가부채고 우리가 내는 게 아닌가 하는 부담"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전혀 사실 아닌데. 있는 예산을 잘 조정해서 쓰는 것"이라며 "내가 성남에서 세금을 더 걷은 게 아닌데"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주거비 부담이 크다는 청년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였다. 이 후보는 "청년 세대들 입장에선 아까 말한 비싼 월세 주거비용 조달하느라 못하는 게 꽤 많을 거 같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게 원인인가 싶은데 심각하다"고 말했다.
대학가에 공유주택 보급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면서 "대학생용 다가구 이런 주택을 학교 안 기숙사에 지으려면,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한다. 저 같으면 확 허가해주는데. 참 그거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사회, 불공정 문제, 기회 부족 문제, 저성장으로 인한 고통 등 청년들이 뒤집어 쓰고 있다"며 "정치집단이 잘하면 더 나은 세상이 올 거라고 분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