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인재 유치는 물론 일본 대학 글로벌 경쟁력에 타격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대는 2021년 가을학기에 교환학생협정을 맺은 북미지역 대학에 49명의 자국 학생을 파견했다. 반면 일본에 들어온 외국인 교환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가을 학기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당시 도쿄대는 124명의 자국 학생을 북미 대학에 파견하고 146명의 교환학생을 받아들였다.
다른 대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히토츠바시대학도 2021년 가을학기 90명의 자대생을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파견했지만, 해외 유학생 유치 실적은 ‘제로’다. 대신 해외 유학생에게 현지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쿄대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은 교환학생 제도의 본래 형태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교환학생 제도는 협정을 맺은 대학이 각자의 수업료를 면제해주고 일정 수의 파견·유입 인원수를 맞추는 것이 일반적인 규정이다. 일본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10만7000명 중 6만6000명이 교환학생 제도로 일본에 들어와 있다.
해외 교환학생 제도를 통한 외국인 학생 유입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가 지난해부터 1월부터 서서히 재개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말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에 일본 정부가 외국인 신규 입국을 차단하기로 하면서 다시 제동이 걸렸다. 이 여파에 지난해 일본에 온 외국인 유학생은 3명에 그쳤다.
교환학생 파견과 수용의 불균형 상태가 길어지면 해외 대학 측에서 일본 학생을 받아들이는 것을 중단하거나 수업료 요구를 할 가능성이 커지고 더 나아가 일본 대학의 글로벌화는 물론 국가적 측면에서 인재 유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일본 대학들과 교환학생 제도를 체결한 캘리포니아대학, 존스홉킨스대학, 미네소타대학 등 미국 대학은 물론 호주와 캐나다 소재 대학들이 지난해 말 올해 봄 학기 자대생의 일본 파견 중단을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닛케이는 일본 외무성 자료를 인용해 “7일 기준으로 전 세계 주요 7개국(G7) 중 해외 유학생 수용을 중단한 국가는 일본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일본 내에서도 일정 기간 격리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외 유학생 유치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