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해운사 가격 담합 심의...8000억 과징금 폭탄 맞나

입력 2022-01-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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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재 여부 결정...해운업계 "과징금 부과 시 업계 고사" 우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이투데이DB)

공정거래위원회가 12일 가격담합 혐의를 받고 있는 HMM(옛 현대상선) 등 국내외 해운사들에 대한 제재 여부 및 수위를 확정한다.

공정위 심사관(검찰 격)이 이들 피심인에 보낸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대로 최대 800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가 결정될 경우 해운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공정위는 이날 전원회의를 열고 해운사 23곳의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심의한다. 전원회의는 공정위 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최고 의결 기구로 법 위반 기업의 제재 수위를 확정한다. 공정거래법 위반 등에 한해 사법부의 1심 재판 역할을 한다. 심의 결과는 이달 중 발표된다.

이번 사건은 2018년 목재 수입업계가 국내 해운사들이 동남아시아 항로 운임 가격을 일제히 올려 청구하는 등 담합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공정위에 신고한 게 발단이 됐다.

공정위 심사관은 약 3년 간의 조사를 거쳐 지난해 5월 해운사에 심사 보고서를 발송했다. 담합 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심사 보고서에는 HMM·고려해운·SM상선·팬오션 등 국내 해운사 12곳에 4760억~5599억 원의 과징금을, 머스크·양밍·완하이·에버그린 등 국외 해운사 11곳에 2028억~2386억원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해운사는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같은 공정위 심사관 판단에 대해 해운업계는 요건을 충족한 정당한 공동행위였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운사는 운임·선박 배치, 그 밖의 운송 조건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 행위를 할 수 있다'는 해운법 제29조를 내세우면서 공정위의 담합 제재 자체가 잘못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심사보고서 대로 과징금이 부과되면 중소 해운사는 고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회까지 개입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해운업계는 국회를 찾아 공정위의 제재를 막아달라고 호소했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해운법에 따른 공동행위에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해운법 개정안을 추진하며 공정위를 압박했다. 그러나 국회 정무위원회가 반발하면서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다.

해운업계의 반발은 진행형이다. 한국해운조합은 11일 성명을 통해 "공정위가 국적 해운사에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하면 제2의 한진(해운)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정위는 위기에 내몰리는 해운 산업 지원을 위해 과징금 부과 재고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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