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7%대 뚫은 미국 물가…경제 ‘최악 시나리오’ 현실화에 한 걸음 더

입력 2022-01-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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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상승률, 약 40년 만에 최고치
물가 상승과 함께 주거비용·집값 상승 부담도 동시에 커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고조
한국 수출입 물가 13년래 최대폭 상승

▲미국 뉴욕에 있는 코스트코 매장에서 사람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물가 상승세에 고삐가 풀리면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2월 전년 동월 대비 7.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의 6.8%보다 더 올라 1982년 6월(7.1%) 이후 39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이처럼 급등한 결정적 원인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따른 공급제약이 꼽힌다. 수요는 급증하는 상황에서 상품이나 원재료·부품 공급이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인력난이 더 심화한 것이 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날 물가 급등 소식에도 시장은 다소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다우지수를 비롯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0.2% 안팎의 소폭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CPI가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경기침체에 빠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CNN은 인플레이션 압박과 집값·주거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집값·주거비용 상승이 이어지면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소비가 위축돼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미국 주거비는 전년 동월 대비 4.1%, 전월 대비 0.4% 각각 올랐다. 2007년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제 성장 낙관론도 물가 상승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위축됐다. 이날 공개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지난해 말 미국 경제는 완만한 속도로 성장했지만,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기업에 대한 기대가 냉각됐다”면서 “향후 6개월간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드러낸 기업의 비중이 줄었다. 낙관론은 여전히 강세지만, 다소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1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스태그플레이션은 연준을 포함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에 가장 풀기 어려운 과제로 통한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처방으로 통하지만, 현행 미국의 기준금리는 제로 수준에 가깝다. 또 치솟은 물가 상승을 잡아야 하는 문제도 있어 이런 처방을 내릴 수도 없다. 그렇다고 물가를 먼저 잡겠다고 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CNN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실제로 단행할 경우 연준의 긴축 행보를 예견하고 이미 올랐던 장기 채권 수익률이 더 많은 압력을 받게 되고, 그 결과 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부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1~12월 수입물가지수 평균값이 117.46으로 전년보다 17.6% 급등하고 수출물가지수는 108.29로 14.3% 올라 두 지수 모두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물가지수는 7년 만에 최고치도 찍었다. 다만 지난해 12월 수출입 물가지수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2개월 연속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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