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는 19% 밑돌아
정부 지원·규제책 및 테슬라 선전 영향
지난해 12월 영국을 포함한 유럽 18개국에서 판매된 신차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이 20%로 나타났다. 디젤차는 19% 밑으로 떨어지면서 처음으로 전기차에 밀렸다.
유럽의 전기차 돌풍은 각국 정부의 지원과 규제책, 반도체 수급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 독일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2020년부터 전기차 구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강력한 규제책도 도입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배출량의 55%까지 줄인다는 것을 목표로 강력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자 수익성이 높은 차종 생산에 집중했다. 주로 오염 물질 배출이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다. 유럽 당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초과를 이유로 벌금을 부과하면서 이에 제동을 걸었다. 이를 피하려고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 촉진에 나섰다는 평가다.
그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모두 17만6000대의 전기차가 팔려 전년 대비 6% 이상 증가했다. 유럽 전기차 판매 사상 최대치 기록이다. 같은 기간 디젤차 판매는 16만 대에 그쳤다.
전기차 업계 선두주자 테슬라가 글로벌 반도체 대란에도 차량 생산에서 선전한 점도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인 30만9000대의 전기차를 공급했다.
유럽에서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른 반면 디젤차 판매는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당시 폭스바겐이 전 세계 1100만 대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2015년 유럽 신차 판매에서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었다. 6년 만에 30%포인트 이상 감소한 것이다.
게이트 당사자였던 폭스바겐은 스캔들이 폭로된 지 30일 만에 전기차 ID.3 모델 출시 계획을 밝히며 전기차 전환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후 2020년 첫 전기차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해 폭스바겐이 판매한 전체 차량은 350만 대였다. 이 가운데 전기차가 31만 대로 유럽 내 전기차 판매 선두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