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광주 참사에 현대산업개발 회장직 사퇴…HDC그룹 회장직은 유지

입력 2022-01-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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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아이파크 재시공도 고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관련 기자회견 직후 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투데이DB)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책임을 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놨다. 붕괴 사고 이후 엿새 만이다.

다만 정 회장은 지주사인 HDC그룹 회장직은 유지한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사실상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미 현산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현재 현산은 유병규 대표이사 회장과 김원기 대표이사 전무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사퇴 배경과 관련해 “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며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시민과 국민께 큰 실망을 끼쳤다”고 했다.

이어 “고객과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다시금 고객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실종자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피해자 가족의 피해 보상과 입주 예정자, 이해 관계자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붕괴사고 수습 대책도 내놨다. 그는 “회사는 광주시를 비롯해 관련 정부기관과 힘을 합쳐 사고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신속하게 실종자를 구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사 중 붕괴사고가 발생해 안전 문제가 불거진 광주 화정 아이파크의 전면 철거 후 재시공 가능성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안전점검 후 문제가 있다면 수분양자 계약해지는 물론, 완전철거 후 재시공도 고려하겠다”며 “화정 아이파크가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아파트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죄방안이라고 본다”고 역설했다.

정 회장의 사퇴 발표에 광주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은 ‘쇼’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사고 발생 이후 엿새 만에야 정 회장이 공개 사과한 데다 실질적인 사태 수습방안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 협의회 대표 안모 씨는 “(정 회장이) 물러날 게 아니라 실질적 사태 해결에 대한 책임을 진 뒤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지난해 광주 학동 재건축 건물 붕괴사고 때에도 고개를 숙였으나 그때와 달라진 모습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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