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페북 설전'을 재개했다. 오 시장이 자신의 주요사업인 '서울런' 예산을 시의회가 삭감했다고 비판하자 김 의장은 TBS 출연금 삭감 이유를 물으며 응수했다.
오 시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예산 시리즈 6-서울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어려운 청소년에게 공정한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모든 시민을 위한 스마트 평생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는 '서울런' 사업도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반쪽짜리 사업이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서울런'은 교육격차 해소를 목표로 오 시장이 추진한 주요사업 중 하나다. 지난달 31일 시의회에서 관련 예산이 서울시 제출안(168억 원)보다 35억 원 삭감된 133억 원으로 확정됐다.
오 시장은 "2022년 예산안에 교육플랫폼 구축 사업비 35억 원을 반영해서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시의회는 예산심의 때 별다른 논의도 없이 전액 삭감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런'을 놓고 처음에는 '사교육을 조장한다', '직접 교육은 교육청에 맡기라'며 비판하던 시의회가 정작 입시용 콘텐츠를 넘어 모든 시민을 위한 평생교육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하니 인제 와서 그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정말 앞뒤가 안 맞는 자기모순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이 '지못미 예산시리즈' 여섯 번째 글로 서울런 예산 삭감을 비판하자 김 의장은 TBS 출연금 삭감 근거를 물으며 맞받았다.
김 의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TBS 출연금 삭감이유는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워낙 포장 실력이 출중하다 보니 여기에도 그럴싸한 포장지를 준비하긴 했었지요"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재단 독립화'라는 포장 아래 '언론에 재갈 물리기'"라며 "TBS는 직원 인건비, 청사 유지비, 송신소·방송 장비 유지 등 고정비용으로만 연 370억 원이 소요되는 기관이다. 서울시는 이를 다 알면서도 연간 고정비조차 충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예산을 편성한 뒤 '방송의 독립'을 운운하는 억지 논리를 펼쳤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서울시의 TBS 길들이기는 이제 시작일 뿐인지도 모른다"며 "한 해 예산을 좌지우지하려고 했으니 나머지는 식은 죽 먹기일 수도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올해 서울시 TBS 출연금은 지난달 31일 시의회에서 320억 원으로 확정됐다. 서울시가 애초 삭감했던 123억 원 중 68억 원이 복원돼 삭감액이 55억 원으로 줄었다.
오 시장은 새해 들어 '지못미 예산 시리즈 1-장기전세주택'을 시작으로 페이스북에 자신의 주요사업 예산을 삭감한 시의회를 비판하고 있다. 김 의장도 반박글을 올리며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오 시장은 1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서울시민에게 시와 시의회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회를 드리는 게 도리”라며 “글을 쓰고 반박, 재반박, 재재반박도 하다 보면 예산 마련 취지나 예산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