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단일화에 선 그으며 "안일화"
尹 측 "安, 타이밍 놓친 것 같다"
전문가 "자기 정치 발판 만들어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안 후보는 본인을 중심으로 한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상황이고, 윤 후보는 지지율 상승세에서 단일화를 언급할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주도권을 놓쳤다며 자신만의 정치를 위한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진행된 불교리더스포럼 5기 출범식과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 등 두 차례 행사에 동석했다.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안 후보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는 물음에 "여기서 대화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서도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으며 선을 그었다.
이날 행사 내내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서로 마주 보며 앉았지만, 가벼운 눈인사만 나눴을 뿐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기념촬영 시간에 나란히 섰음에도 두 사람은 대화하지 않았다.
안 후보 역시 윤 후보와 단일화에 별다른 이야기를 내놓지 않았다. 이날 오전 복지국가실천연대 정책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선 전날 언급한 안일화가 사실상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안일화란 이야기가 시중에 돈다는 말을 전달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먼저 나서서 안 후보와 단일화를 언급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선대위 관계자도 기자와 만나 "안 후보가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며 "단일화를 하더라도 1월 말에서 2월 초인데 우리가 먼저 나서서 단일화 얘기를 꺼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리얼미터가 9일부터 엿새간 유권자 30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P)) 결과에서도 윤 후보는 지난 조사보다 6.5%P 오른 40.6%를 기록하며 지지율을 회복했다. 안 후보 역시 1.8%P 상승했지만, 12.9%로 윤 후보에겐 크게 뒤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주도권을 놓쳤다며 자기 정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안 후보가 주도권을 갖는 데에 놓쳤다고 본다"며 "단일화 정치를 할 게 아니라 비록 떨어지더라도 자기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안철수 정치'를 만들든지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