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BBB급 기업의 하이일드(High-Yield·비우량 채권)가 잇따라 ‘품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한껏 달아오른 공모주 시장에서 우선 배정 혜택을 받으려는 하이일드 펀드 운용사들의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약 1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5년부터 지난해 까지 매년 1월 회사채 발행 평균(4조5000억 원) 대비 2배 이상 규모다.
이 같은 증가세는 BBB등급 기업의 하이일드 수요 급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회사채 수요 예측규모는 약 3400억 원으로, 이 중 BBB등급이 70.5%(2400억 원)를 차지했다. 하이일드는 신용등급 BBB급(BBB-·BBB0·BBB+)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A급 기업 대비 재무건전성이 약한 비우량채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BBB등급 초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27일 예정된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대형 기업공개(IPO)에 따라 공모주 우선배정의 하이일드 펀드 수탁고 증가와 하이일드펀드의 BBB등급투자 수요확대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으로 공모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으려는 하이일드 펀드 편입 수요가 높아졌다. 이에 BBB급 회사채 발행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등급 ‘BBB0’인 두산은 최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년 만기물 500억 원 모집에 820억 원, 3년물 200억원 모집에 6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한진(BBB+)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물량의 2배 가까운 자금을 받았다. 2년물 300억원 모집에 810억 원, 3년물로 400억 원 모집에 570억 원 등 총 700억 원 모집에 1380억 원이 몰렸다. 한진은 이달 21일 발행 예정으로, 최대 900억 원의 증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BBB+)은 2년물로 800억 원 모집에 1520억 원, 3년물로 200억 원 모집에 940억 원을 받아 총 1000억 원 모집에 2460억 원의 자금을 받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 내내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절대적인 규모는 전년 역대급 규모를 상회하는 25조4000억 원을 전망한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더불어 1조 원 이상의 대어급과 1조 원 이하의 일반 기업으로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IPO시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공장자동화(FA), 콘텐츠 등의 산업군에서 잠룡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을 포함해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쏘카, SK쉴더스가 청구서를 접수해둔 상황이다. SSG닷컴, (마켓)컬리, CJ올리브영, 오아시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의 신규상장도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