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마켓 손쉽게 만드는 인프라 제공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으로 경제성 지녀
삼성, 지난해부터 NFT 스타트업 대거 투자
TV 사업에도 NFT 플랫폼 도입
삼성전자가 새해 첫 투자처로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를 선택했다. 지난해부터 NFT, 메타버스 플랫폼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해온 행보의 연장선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TV 사업에서도 NFT를 활용한다고 선언하는 등 미래 사업과 접점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19일 삼성전자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NFT 플랫폼 ‘메타플렉스’(Metaplex)의 4600만 달러(약 549억 원) 투자 유치에 참여했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삼성넥스트 외에 솔라나 랩스, 애니모카 브랜즈, 리퍼블릭 랩스 등 NFT,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도 해당 투자에 대거 참여했다. 애니모카 브랜드는 삼성의 또 다른 투자 자회사 삼성벤처투자가 지난해 투자를 단행한 곳이기도 하다.
메타플렉스는 제작자, 예술가, 브랜드가 맞춤형 NFT 마켓플레이스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지원한다. 블록체인 코딩에 대한 별도 지식이 없어도 손쉽게 NFT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해 6월 사업 시작 이후 반년도 지나지 않아 500만 개가 넘는 NFT가 메타플렉스 플랫폼 내에서 제작되는 등 해당 시장에서 빠르게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삼성넥스트는 메타플렉스 내에서 이뤄지는 NFT 판매·경매 방식에 주목했다. 메타플렉스 플랫폼은 무허가형 블록체인 ‘솔라나’를 기반으로 하는데, 솔라나 블록체인은 PoH(Proof-of-history)라는 핵심 기술을 통해 거래 비용과 소요 시간을 낮췄다. 평균 거래 비용은 0.00025달러, 블록 생성 속도는 400ms(밀리세컨드 1ms는 1000분의 1초)에 불과하다. 기존 이더리움 기반 NFT 플랫폼의 블록 생성 속도는 15초 수준이다.
탈중앙화된 거래 시스템 덕분에 중개인 및 수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강점이다. 메타플렉스를 통해 생성된 NFT는 아위브(Arweave)라는 저장소에 보관되는데, 이 보관소를 이용하는 데 드는 일회성 비용 외엔 추가 지출이 필요 없다.
삼성넥스트는 투자 이유에 대해 "메타플렉스를 이용해 NFT를 만들고 경매하는 절차는 다른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에 비해 상당히 경제적"이라며 "메타플렉스가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투자를 발판 삼아 메타플렉스 사업 영역도 넓어질 전망이다. 현재는 예술품이나 엔터테인먼트 등에 사업 무게추가 실린 상태지만, NFT 영역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게임까지 급격히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넥스트는 지난해부터 NFT, 메타버스 등 미래 사업 관련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작년 3월 NFT 거래 플랫폼 업체 ‘슈퍼레어’를 시작으로 대퍼랩스, 알케미, 니프티스, 페이즈, 오프 등이 삼성의 투자를 받았다. 이들 기업은 문화·예술, 스포츠, 게임 등의 분야에서 NFT를 활용하며 성장 가도를 밟고 있다.
단순 투자를 넘어서, 삼성전자의 본 사업에도 NFT가 녹아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도 TV 제품군에서 최초로 NFT 플랫폼이 탑재된 TV 소프트웨어인 '스마트허브'를 공개했다. 집에서도 NFT로 구성된 디지털 아트를 구매하거나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이 플랫폼은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블록체인·NFT 시장조사업체 댑레이더에 따르면, 지난해 NFT 시장 전체 판매액은 249억 달러(29조7729억 원)로, 전년(9490만 달러)보다 약 262배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