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최근 국내외에서 구독 요금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놓고 망 사용료 부담이 커지기 전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려는 게 아니냔 비판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넷플릭스 측은 이에 대해 “둘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19일 진행한 한국 콘텐츠 라인업 발표 비대면 화상 Q&A에서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최근 국내 요금제를 인상한 데 대해 “요금 인상은 힘든 결정”이라면서도 “베이직 요금은 올리지 않았고,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고객들에게 그만큼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진출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 요금 인상을 예고한 데 대한 설명이다. 넷플릭스는 최대 2명이 동시 접속해 사용할 수 있는 ‘스탠다드’ 요금제가 12.50% 오른 1만3500원, 최대 4명이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가 17.24% 오른 1만7000원으로 각각 변경된다고 밝혔다. 당시 넷플릭스 코리아는 “작품 카탈로그의 양적ㆍ질적 수준을 올리고 한국 콘텐츠에 지속해서 제작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요금 인상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해외에서도 요금을 연달아 올리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각)에는 미국, 캐나다 지역 가입자 월 구독료를 1~2달러씩 인상했다. 앞서 2020년 10월께 북미 지역 서비스 구독료를 올린 지 14개월 만이다. 이를 놓고 미국 CNN은 ‘교활한(sneaky) 넷플릭스’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의 연이은 요금 인상 행보에 대해 망 사용료 지불을 위한 ‘실탄 확보’가 아니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라는 압박이 가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등 13개 유럽 이동통신사 최고경영자(CEO)가 성명을 통해 글로벌 IT 기업이 망 구축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에서도 넷플릭스와 국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 소송전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은 빅테크의 망 사용료 지불을 법제화하기 위한 논의를 벌이는 중이다.
하지만 강 VP는 망 사용료 부과와 요금 인상의 연관성에 대해 “서로 다른 논의”라며 “두 가지가 연결돼있지는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소비자가 넷플릭스에 기대하는 것은 좋은 콘텐츠와 그것을 잘 구현할 수 있는 프로덕트 서비스이고, ISP에게는 원활한 인터넷 접속 등 통신 부분을 기대한다”며 “그렇게 보면 ISP와 스트리밍 서비스는 상호보완적이고 없으면 안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ISP와 넷플릭스가 해야하는 일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그 점을 다들 이해하고 있고 논의를 예전부터 해왔다”며 “고객을 위해 최대한의 밸류를 전달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