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나예프 알 하즈라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한국-GCC 간 협력 강화 방안과 FTA 협상 재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중동 걸프 지역에 위치한 GCC국가는 한국과 에너지·건설 협력을 중심으로 상호 호혜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왔으며 중동 지역과의 교역에서 78%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의 핵심 교역 대상국이다.
우리는 GCC국가로부터 원유를 도입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도모하는 동시에 우리 기업들이 GCC지역 국가의 원전 및 에너지 프로젝트 수주 등 주요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면서 실질적인 협력을 공고히 해 오고 있다.
GCC국가는 유럽 및 아프리카 지역과 인접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일 뿐만 아니라 특히 포스트 오일 시대 대비 산업 다각화 노력도 활발해 제조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협력 확대가 기대되는 국가들인 동시에, GCC국가들이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구조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에 발맞춰 청정수소, 신재생에너지, 의료·바이오 등 차세대 기술 협력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접견한 GCC 사무총장에게 한국과 GCC 간 이어져 온 전통적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향후 수소, 의료·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측의 협력 기반이 강화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GCC국가들이 산업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는데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한 한국이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예프 GCC 사무총장도 한국이 보유한 제조업, 재생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험과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양측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도록 GCC 회원국과 함께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계기로 GCC국가와 한국은 10여년 이상 중단됐던 한-GCC FTA 협상도 재개하기로 했다. 한-GCC FTA는 2007년 협상이 시작된 이후 2009년까지 3차례 공식협상이 진행됐으나 2010년 1월 이후 중단된 바 있다.
이번 접견 전에 이뤄진 한-GCC FTA 협상 재개 선언으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아시아 국가 중 이스라엘과 최초로 체결한 FTA에 이어 중동 지역의 거대 경제권인 GCC국가와도 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양국은 가능한 빠른 기간 내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1·4분기 중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양측이 FTA를 체결할 경우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투자, 지재권 그리고 에너지·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이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양측이 상호 이해를 통해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나예프 GCC 사무총장에게 당부했다. 이에 나예프 총장도 GCC 회원국들과 함께 조속한 시기에 타결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