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경쟁 통해 혁신 선도, 향후 핀테크육성 지원법 마련 등 지원책도 밝혀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18일 마포 프론트원에서 핀테크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편리한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피해가 발생한 것은 뼈아픈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핀테크 산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기술과 플레이어가 시장에 원활히 유입되어 공정한 경쟁을 통해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지난해 8월 가입자에게 대형마트, 편의점, 카페 등 제휴 브랜드 이용시 20% 할인 서비스 제공을 내세워 100만명 이상이 가입한 앱(App) ‘머지포인트’가 돌연 판매중단 하면서 소피자 피해를 일으킨 사건이다. 해당 업체가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로 전자금융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사회적 문제가 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태훈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 변영한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이사장, 핀테크 기업(쿠팡페이, 에프엔에스벨류, 해빗팩토리, 아이지넷, 뱅큐) CEO가 참석했다.
정 원장은 "국내 핀테크 산업은 2014년부터 금융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어느새 핀테크 사업체가 500여 개, 핀테크 업계 종사자 수는 1만 6000여 명에 달한다. 투자금액은 약 2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라면서도 "전 세계 핀테크 유니콘 94개 중 한국 기업은 아직 단 하나에 불과하며 국내 핀테크 서비스의 다양성과 혁신성이 정체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건전한 핀테크 생태계 조성을 위해 창업(start-up)→성장(scale-up)→성숙에 이르는 기업의 발전단계별 혁신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첫 단계로 핀테크 창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서울 핀테크 아카데미 운영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운영하면서 한국핀테크지원센터 등과 공조해 혁신금융사업자에게 업무공간과 장비, 테스트비용 등도 제공한다.
정 원장은 "코로나로 위축된 핀테크 현장자문단의 컨설팅도 다시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장자문단은 20년 이상의 감독‧검사 경력이 있는 금감원 직원(9명)들로 구성돼 2017년부터 운영 중이다.
혁신기업에 성장기회 제공에도 힘쓴다.
정 원장은 "산업은행, 성장금융 및 디캠프 공동으로 ‘청년창업지원펀드’를 신규조성해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강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D-테스트베드’를 통해 새로운 기술의 실현가능성을 검증, 안정성과 효용성이 입증되는 경우 규제를 정비할 계획이다.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운영되는 ‘디지털 파인더(Digital Finder)를 출범해 최신 기술과 규제에 관해 자유롭게 논의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 구축도 병행한다.
정 원장은 또 "성숙단계의 핀테크기업이 혁신성과를 정당하게 보상받고 재도전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코넥스시장이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기능을 다하도록 코스닥시장 이전상장 제도를 대폭 개선하고, 기업들의 상장유지 부담 완화를 위해 유관기관과 적극 협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재무 요건 일부 완화, 재무 요건 적용을 배제하고 거래가 활발할 경우 이전상장 가능 등의 방법을 동원할 예정이다.
끝으로 정 원장은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핀테크 육성 지원법(가칭)의 제정을 추진하여 출자대상 제한과 승인절차 등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가 투자할 수 있는 핀테크 기업 범위 확대, 투자손실 발생 시 고의‧중과실 없는 임직원 면책, 금융사의 핀테크 기업 출자시 승인절차 간소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