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연애’ 들킨 CNN 사장, 돌연 사임...상대는 부사장

입력 2022-02-0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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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모 전 뉴욕주지사 성추문 관련 조사서 수석부사장과의 관계 들켜
“팬데믹 기간 연인 관계로 발전”

▲제프 저커 CNN 사장. AP뉴시스

미국 최대 케이블뉴스 채널인 CNN의 제프 저커(56) 사장이 사내 연애를 인정한 직후 돌연 사임을 발표했다. 사실상 사장직에 오른 지 9년 만에 불명예 퇴진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에 따르면 저커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이메일 보내 "2013년 1월 28일 CNN에 부임해 멋진 9년을 보냈다"면서 "내 임기가 다르게 끝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는 전직 CNN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가 형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의 성 추문 은폐에 가담한 데 대한 조사 과정에서 우연히 자신과 동료 임원과의 관계가 드러나 사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저커 사장은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20년 이상 함께 일한 동료와 합의된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됐고, 최근 몇년 사이 관계가 발전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관계가) 시작됐을 때 공개해야 했지만 공개하지 못했다. 내가 잘못했고 결과적으로 오늘부로 사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커 전 사장은 지난해 앤드루 쿠오모의 동생 크리스 쿠오모가 형의 성 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언론 대응법 등을 조언해줬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를 끝까지 감싸다가 결국 지난해 12월 초 그를 해임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저커가 사임하지 않았다면 해고될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저커 사장이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모회사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을 앞두고 회사에 더 남아있길 바랐지만, 워너미디어에서 이를 원하지 않았다.

저커 사장은 이날 이메일에서 상대방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그가 특별한 관계를 인정한 임원은 40대 중반인 앨리슨 골러스트 CNN 수석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다.

골러스트 부사장도 사내 이메일을 통해 "제프와 나는 20년 이상 가까운 친구이자 파트너였다. 최근 코로나19로 우리의 관계가 변했다"며 "적시에 공개하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골러스트 부사장은 CNN에 남는다.

두 사람은 CNN 이전에 1998년부터 NBC에서 20년 이상 함께 일해왔다. NBC유니버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저커는 2013년 CNN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가장 먼저 골러스트를 CNN으로 스카우트했다. 골러스트는 CNN에 합류하기 직전인 2011년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 당선 직후 공보 책임자로 잠시 일했다.

CNN은 두 사람 모두 몇 년 전 배우자들과 이혼한 상태라고 전하면서도 다만 두 사람이 이혼하기 전부터 동료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소문이 오랫동안 돌아 두 사람의 '연인설'이 가십 잡지에 소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제이슨 칼라 CNN CEO는 갑작스러운 사장 공석 사태에 신임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마이클 배스, 에이미 엔텔리스, 켄 자우츠 등 3명의 부사장이 비상 체제로 회사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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