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대책 발표 1년 ‘절반의 성공’…“구역 지정만 강조하는 일은 ‘자화자찬’”

입력 2022-02-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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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대책 부동산 전문가 진단
시장에 공급 신호 줘 긍정적
다만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지 않아 ‘부정적’ 평가 우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7월 부동산 공급대책 추진현황 점검차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재개발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절반의 성공’. 부동산 전문가들은 2·4대책을 이렇게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2·4대책 발표로 부동산 시장에 대규모 공급 신호를 줘 패닉바잉(공황 매수)을 막은 긍정적인 영향은 대부분 인정했다. 하지만 실제 공급을 위한 지구 지정 물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이마저도 2025년 이후에 공급돼 당장 시장 수요를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4대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실제 공급량 부족이다. 주택 공급 계획은 수차례 발표했지만, 어디서, 언제쯤 공급할지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는 공급 목표치의 60% 수준을 달성했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공급은 이뤄지지 않아서 평가를 유보할 수밖에 없다”며 “공공재건축·재개발은 완료까지 많은 난관이 있으므로 단순히 지구 지정을 공급 효과로 보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공공주도 주택 공급을 위한 지구 지정이 시작됐지만, 해당 단계는 정비사업의 첫 단계에 불과하다”며 “정비사업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일이고 최종 입주까지 연결 안 되는 구역이 80% 이상이므로 구역 지정만 강조하는 것은 자화자찬”이라고 지적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신규 주택 공급 자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므로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에는 어렵다”며 “당장 나오는 사전청약 물량도 빨라야 2년 후에나 공급될 것이고, 실제 공급은 2025년쯤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시장에 대규모 공급 신호를 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민간과 공공이 함께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새로운 공급방식 모델을 만든 것은 긍정적”이라며 “지금까지 국내 주택공급 방법은 대규모 신도시 개발 또는 재개발·재건축 방식뿐이었으므로 사람들이 새 방식을 받아들이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 연구원 역시 “시장에 공급 신호를 준 데 의의가 있고 앞으로 선거 등 정치 변수에 좌우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정책을 펼친다면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지역 내 주민 찬반 갈등과 현금청산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 대표는 “(개발 발표 이후) 해당 지역에 외부에서 투기자본이 들어오면서 부작용이 생기고, 결국 주민들이 반대하는 여론도 많다”며 “권리산정 기준일을 확실히 하고 주민동의율 기준을 현행(주민 3분의 2 이상) 기준보다 더 올려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2·4 대책은 지난해 2월 발표한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이다. 도심 복합개발 사업 등을 골자로 2025년까지 전국에 총 83만6000가구를 공급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2·4 대책 핵심인 도심 복합개발 사업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전체 목표 물량의 절반 이상인 10만 가구(76곳) 규모의 후보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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