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31개월 만에 1000건대로
'강원' 외지인 비중 30%대로 하락
부동산 시장에서 관망세가 짙어지자 외지인(관할 시·도 외 거주자)들의 아파트 구매 행렬도 줄고 있다. 외지인 아파트 거래는 실거주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도 크기 때문에 그만큼 아파트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규제가 계속해서 강화되는 만큼 이러한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외지인 아파트 매입 건수는 8890건이다. 이는 전달 1만1913건 대비 25.37% 감소한 수치다. 매입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8월(1만9708건)과 비교하면 절반(54.89%) 이상 줄었다. 외지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 연속(9월 1만8651건, 10월 1만5467건, 11월 1만1913건, 12월 8890건) 감소하고 있다.
전국에서 아파트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경기지역은 이러한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경기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건수는 1652건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 외지인 아파트 매입 건수가 1000건대로 떨어진 건 2019년 5월(1986건) 이래 31개월 만이다. 지난해 매입 건수가 가장 많았던 1월 6249건 대비 73.56% 줄었다.
강원지역 역시 외지인 매입 비중이 크게 줄었다. 강원은 지난해 비규제지역이라는 요인 탓에 수도권의 풍선효과로 외지인들의 아파트 수요가 많았던 곳이다.
강원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8월 48.45%에 달했지만 △9월 46.38% △10월 45.44% △11월 40.95% 등 계속 줄면서 12월에는 37.21%로 연초(1월 37.18%)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외지인들의 아파트 매입이 줄고 있는 것은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기준 금리 인상과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한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이 줄면서 매물도 쌓이고 있다. 지난해 외지인 아파트 매입이 가장 많았던 8월(31일 기준)과 비교하면 현재 17개 시·도 모두 아파트 매매 매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울의 매매 매물은 3만8826건에서 4만5298건으로 16.6%, 경기는 6만879건에서 8만7907건으로 44.3% 각각 늘었다. 인천은 1만1165건에서 1만8635건으로 늘면서 증가율이 66.9%에 달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한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강화로 아파트 투자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외지인들이 주택 한 채를 늘리는데 전보다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가 계속해서 강화되는 만큼 올해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