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통상 챕터 신설 제안...CPTPP 가입 공조
우리나라와 영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추진하고, 핵심 공급망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앤마리 트레블리안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과 '제1차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위원회'를 개최했다.
한·영 FTA 발효 1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열린 이번 무역위 회의에서 양국은 FTA 이행 현황을 점검했다. 지난해 1월 1일 한·영 FTA가 발효된 이래 양국 교역은 전년 대비 32.6% 증가했으며 투자도 느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영국 수출은 전년 대비 33.3% 증가한 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양국은 한·영 FTA를 통해 양국 간 비즈니스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확보됐다는데 공감하고, 이를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 연내 FTA 개선 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논의하기 위한 국장급 협의체를 신설한다.
우리 정부는 개선 협상을 계기로 디지털, 공급망, 중소기업, 탄소중립, 팬데믹 대응 등 신통상규범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여 본부장은 양국이 디지털 통상 활성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현재 2개 조항인 한·영 FTA 전자상거래 규범을 대폭 보강하자고 제안했다. 최신 디지털통상 규범과 협력조항을 도입함으로써 양국 간 디지털 교역을 활성화하고 K-콘텐츠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한·영 FTA 투자챕터 신설도 제안했다. 현재 양국 간 투자는 1976년 발효된 '한·영 투자보호협정'에 기반해 이뤄지는데 이 협정은 설립 전 투자 보호나 정부의 정당한 정책 권한 확보 등 최신 요소가 포함돼 있지 않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대 영국 투자 누적 총액은 239억 달러로, 유럽 내 2위 투자 대상국인 만큼 투자챕터 신설 시 양국 간 투자 보호가 강화될 전망이다.
양국은 또 핵심 공급망 구축 협력을 위한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격년 주기로 고위급 대화체 및 실무 대화체를 교대로 열어 핵심 공급망 관련 각국의 정책 정보를 공유하고 교역·투자 등 비즈니스 촉진을 위해 협력한다. 특정 공급망의 위기 상황 발생때는 민관 협력을 추진한다.
여 본부장은 "그간 양국이 백신 등 바이오,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상호 긴밀한 공급망을 구축해온 만큼, 향후 기존 공급망을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상호 호혜적인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도 함께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양국 정부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관련해서도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영국은 작년 2월 CPTPP 가입 신청 후 CPTPP 당사국들과 가입 협상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올해 3~4월께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